태풍 힌남노 피해를 본 포스코 포항제철소가 49년 만에 발생한 초유의 사태로 13일 기준 1조 원을 훌쩍 넘긴 누적 피해액을 본 것으로 추산된다.
포항시는 이날 오전 8시 기준 포항제철소 1조2000억 원 등 총 포항철강공단 내 피해액이 1조8000억 원에 달한다고 밝혔다. 포항제철소는 매일 500억 원에 가까운 매출 손실을 내는 것으로 집계된다. 포스코 측은 12일 4고로와 2고로를 정상 가동하는 등 포항제철소 고로 3기 모두 정상화했다. 일부 제강공정도 정상 가동하면서 슬라브 등 철강반제품 생산을 시작했다.
문제는 후공정인 압연 라인의 큰 피해다. 압연 라인은 열과 압력을 가해 용도에 맞게 철을 가공하는 작업이다. 포스코 관계자는 “80%가량 압연 라인 배수 작업을 완료했다”면서도 “완전한 복구는 한 달, 6개월이 걸릴지 알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포스코 측은 “피해로 인해 작업하지 못하는 압연 라인 물량에 대해선 일부 광양제철소로 옮겨 작업할 수 있다”고 말했다.
철강 업계 관계자는 “완전한 복구에 생각보다 시간이 좀 더 걸릴 것 같고, 정확한 피해액 집계와 매출 영향도 복구가 끝나야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포항제철소 조강 생산량은 1685만 톤(t)으로 국내 전체 생산의 35%를 차지했다. 제품별로는 후판 338만 톤, 냉연 및 선재 각각 291만 톤, 274만 톤, 열연 220만 톤이다. 전기강판과 스테인리스스틸(STS)은 포항제철소에서만 생산된다.
포스코는 철강수급 안정화 및 고객사 피해 최소화를 위해 13일부터 비상출하대응반을 가동한다. 보유 중인 재고의 신속한 출하로 고객사 수급 안정화에 최우선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또 포스코는 수리일정 조정 등을 통해 광양제철소를 최대 생산체제로 전환하고, 고객사 긴급재는 광양제철소 전환생산을 통해 우선 대응할 계획이다.
앞서 포스코는 추석 연휴 기간 제철소 복구를 위해 일 평균 8000명, 총 3만여 명의 인력을 복구작업에 투입했다. 특히, 전기 수리 기술자에 일당 125만 원을 지급하겠다는 공고를 내는 등 외부 인력을 긴급 수혈하는 등 복구에 여념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