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만 못 기다려”···면세업계, 내국인 수요로 위기 정면돌파

입력 2022-09-13 15:23 수정 2022-09-13 1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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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라면세점의 인터넷면세점.  (사진제공=신라면세점)
▲신라면세점의 인터넷면세점. (사진제공=신라면세점)

코로나19로 발길이 끊긴 외국인 관광객들 수요가 좀처럼 살아나지 않으면서 고사 상태에 놓인 면세점들이 내국인 수요로 눈을 돌리고 있다. 타사와의 연계 프로모션은 물론, 골목상권 살리기까지 나서는 등 다양한 방안을 시도하며 돌파구 마련에 분주하다.

13일 신라면세점은 포스트 코로나에 적극 대비하고 내국인 고객을 유치하기 위해 인터넷면세점을 전면 개편했다고 밝혔다.

신라면세점은 코로나19속에서도 자사 인터넷면세점을 즐겨 이용했던 회원 500여명과 상품 판매경험이 풍부한 주요 브랜드 10여개 사로부터 다양한 의견을 수렴해, 1년여 간의 준비를 마치고 인터넷면세점을 전면 개편했다.

최근 젊은 세대에 인기가 높은 '숏폼(Short-Form)'도 선보였다. 상품 브랜드 직원과 유명 크리에이터가 직접 제작한 숏폼 컨텐츠는 메인, 상품 상세페이지 등 다양한 곳에서 언제든지 즐길 수 있다. 구매고객 누구나 동영상 리뷰 포스팅 기능을 통해 숏폼을 제작할 수 있다는 점에서 외국인 뿐만 아니라 내국인 고객을 겨냥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최근 품귀현상을 보이고 있는 위스키 할인 행사로 내국인 붙잡기에 나선 면세점도 있다. 롯데면세점은 주류 면세한도 상향을 겨냥해 인천국제공항 제2터미널점에서 위스키를 3병 이상을 구매하면 최대 30% 할인해준다. 롯데면세점 시내점에서는 매장 기준 환율이 1350원을 넘어서면 구매 금액에 따라 최대 297만 원 상당의 현금성 포인트를 지급하는 이벤트도 진행한다. 내국인 고객 대상 역대 최대 증정 금액이다.

신세계면세점도 인기 위스키 제품을 한정 수량으로 30% 싸게 판매한다. 서울 명동점의 모든 방문객에게 800달러 이상 구매 시 쓸 수 있는 현금성 포인트 10만 원을 제공하는 행사도 진행한다.

면세점들은 사회공헌 활동을 통해서도 내국인들의 마음 잡기에 나서고 있다. 롯데면세점은 코로나19 장기화로 외식경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소상공인을 돕기 위한 ‘치어럽스(CHEERUPS)’ 프로젝트 2기 모집을 완료하고 본격적으로 골목상권 살리기에 나선다.

치어럽스는 외식사업을 운영하는 자영업자를 지원해 지역 경제 발전과 관광 활성화에 기여하고자 하는 롯데면세점의 사회공헌 캠페인이다. 롯데면세점은 이번 2기 사업을 위해 40곳을 모집했고 선발된 소상공인에게 △외식경영 전문가의 1:1 맞춤 컨설팅 △온‧오프라인 메뉴판 제작 △가게 리브랜딩 지원을 통한 경쟁력 강화는 물론 △네이버 해피빈과 연계한 콘텐츠 및 영상 제작 등 마케팅 홍보 등을 지원할 예정이다.

신세계면세점과 현대백화점 면세점은 추석을 앞두고 소외계층을 돕는 사회공헌으로 눈길을 끌고 있다.

▲롯데면세점 전경 (사진제공=롯데면세점)
▲롯데면세점 전경 (사진제공=롯데면세점)

이처럼 면세점들이 내국인 소비자를 위한 행사와 활동을 늘리는 이유는 코로나19로 사실상 관광 수요가 죽으면서 내국인들의 비중이 절대적으로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면세점협회에 따르면 사회적거리두기가 해제된 지난 4월 이후 내국인 소비자는 꾸준히 늘어 70~83만 명이 면세점을 찾고 있지만 외국인 소비자들은 6~13만 명 수준에 머물고 있다.

롯데면세점의 경우 7월 내국인 매출은 전달보다는 20%, 지난해와 비교하면 340% 늘었다. 8월에도 내국인 매출은 전년 대비 200% 증가했다. 보따리상들이 많아 여전히 외국인 매출액 비중이 높지만 이 역시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7월 국내 면세점 매출은 1조2474억여 원으로 6월보다 14.6% 감소했는데 이는 외국인 매출이 6월 약 1조3315억 원에서 16.1% 줄어든 데 따른 것이다. 7월 외국인 매출은 올해 1월 이후 최저치였다.

제로 코로나 정책에 따라 중국의 주요 도시 봉쇄가 계속되면서 국내 면세점들의 최대 고객인 중국 보따리상들의 유입이 제한된데다 중국 내수 침체로 구매도 줄었다. 여기에 환율도 고공행진을 하면서 좀처럼 수요가 회복되지 못하고 있다.

한 면세업계 관계자는 “당초 여름 휴가철 수요회복을 기대했지만 중국의 봉쇄와 고환율의 영향으로 기대만큼의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며 “때문에 면세점들이 안정적인 내국인 수요를 위해 다양한 방안들을 내놓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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