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역당국이 비수도권의 9월 1주차(4~10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주간 위험도를 6주 만에 ‘중간’으로 하향 조정했다. 주간 확진자 감소와 감염재생산지수(Rt) 안정세를 고려한 조치다. 다만, 추석 연휴를 지나며 확진자 발생이 정체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는 9월 1주차 수도권의 코로나19 주간 위험도를 ‘중간’으로 유지하고, 비수도권의 위험도는 전주 ‘높음’에서 ‘중간’으로 하향 조정한다고 13일 밝혔다. 방대본은 “확진자 등 발생 및 의료대응 관련 지표가 대다수 개선된 상황과 주간 일평균 발생률 기준으로 비수도권의 발생이 수도권과 유사한 상황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9월 1주차 일평균 확진자는 6만8541명으로 전주(8만5529명)보다 19.9% 감소했다. 감염재생산지수는 0.87로 전주(0.83)보다 소폭 증가했으나, 3주 연속으로 1 미만을 유지했다.
단, 추석 연휴를 지나며 확진자 감소 속도가 뚜렷하게 더뎌졌다. 이날 0시 기준 신규 확진자는 휴일효과에도 5만7309명을 기록했다. 지난주 휴일 직후였던 5일(발표기준, 3만7645명)보다 2만 명 가까이 늘었다. 태풍 ‘힌남노’ 대비 임시선별검사소 운영 축소·중단과 추석 연휴로 감소했던 검사량이 회복되면 14일(발표기준) 이후 단기적으로 확진자가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재원 중 위중·중증환자는 500명대 중반에 정체돼 있다. 사망자는 9일 이후 감소세를 지속하고 있으나, 사망일과 신고일 사이에는 시차가 존재한다. 지연 신고가 반영되면 확진자와 마찬가지로 14일 이후 증가할 가능성이 있다.
방대본은 당분간 현행 방역조치를 유지할 방침이다. 임숙영 방대본 상황총괄단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현재는 재유행 상황이다. 재유행이 안정기에 접어들기 전에는 방역조치 완화에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보고 있다”며 “이후에 국내 유행상황이나 해외 정책동향, 그리고 여러 연구 결과과 전문가 의견을 종합적으로 참고하면서 (방역조치를) 검토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코로나19 유행 장기화만큼 우려되는 게 코로나19와 계절독감(인플루엔자) 동시 유행이다. 임 단장은 “인플루엔자 발생이 직전 2년간 매우 낮은 수준으로 유지됐는데, 올해는 7월 이후 이례적으로 발생이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며 “겨울보다 이른 시기에 유행이 가능하다고 생각하고 있고, 코로나19가 유행하는 동시에 인플루엔자가 유행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그는 “동시 유행이 발생했을 때, 둘 다 호흡기 감염병이기 때문에 발열이나 기침, 인후통 등 유사한 증상을 보인다”며 “환자가 의료기관에 갔을 때 정확하게 진단하는 게 필요하고, 정확하고 빨리 진단해 신속하게 치료로 연결하는 게 가장 관건이라고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