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주식시장이 약세장이었음에도 일부 업종, 특히 ‘태조이방원’이라고 불리는 태양광, 조선, 이차전지, 방산, 원전 등은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통과 등의 영향으로 상당한 강세 흐름을 보였다. 경기침체에도 정치적인 논리로 수혜를 입은 셈이다. 이와 관련 9월에는 중국의 제20차 전국대표대회를 계기로 본격화될 재정정책 중 ‘동수서산 프로젝트’가 주목됨에 따라 수혜가 예상되는 5G에 관심을 둘 필요가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일반적으로 경기가 둔화 또는 침체일 것으로 예상될 때 기업들은 설비투자를 축소한다. 경기가 둔화하면서 수요가 감소할 것으로 예상하는데, 거기에 설비투자까지 확대해 공급을 증가시킬 리는 없어서다. 반면 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와는 별개로 일부 산업에서 오히려 투자가 가속화될 수 있다. 정치적인 이유 때문이다.
KB증권은 8월 ‘태조이방원’이 강세를 보인 배경을 여기서 찾는다. 미국의 정책적인 지원 혜택을 받을 것으로 예상되는 태양광, 이차전지와 국내 정책의 혜택을 받을 것으로 예상되는 원전, 정치적 현상의 혜택을 받는 조선, 방산 등이다.
일례로 한화솔루션(태양광)이 8월 미국에 최대 2조 원 규모의 태양광 셀ㆍ모듈 공장 건설 추진 계획서를 제출했고, LG에너지솔루션(이차전지)은 혼다와 조인트벤처를 설립해 미국 오하이오주에 40GWh 규모의 공장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또 현대로템(방산)은 폴란드 K2 전차 공급으로 주목받았다.
하지만 주가라는 것이 영원히 오를 수 없는 것도 사실이다. ‘태조이방원’에 대한 열기가 꺾이는 시기는 결국 올 것이 분명한 만큼 KB증권은 향후 새로운 주도주가 될 힌트를 중국의 재정정책과 관련한 투자, 즉 5G에서 찾았다.
아울러 이와 관련된 가장 중요한 이벤트로 10월 16일 예정된 제20차 전국대표대회(당대회)로 꼽았다. 시진핑 주석의 3연임 여부가 결정될 행사인 만큼 새로운 임기부터 경제적인 성과를 내려고 노력할 가능성이 있으며 재정정책이 본격화하리란 판단이다.
KB증권 하인환 연구원은 “재정정책은 부동산 경기 방어와 미국의 제재에 대응한 두 가지 목적이 중심이 될 것”이라며 “또 새로운 임기가 시작되면, 새로운 업적을 남기기 위한 신규 프로젝트를 추진할 가능성도 고려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이러한 관점에서 데이터 소외 문제 해결, 동ㆍ서부 전력 수요 균형 등 지역 불균형 해소와 전국 데이터센터 통합 혁신시스템 허브 방안을 담은 ‘동수서산’을 예로 들었다.
하 연구원은 “동부 지역과 서부 지역 간의 불균형을 완화하고 산업의 고도화를 통해 미국의 첨단기술 분야 제재에 대응할 것”이라며 “5G 산업이 ‘동수서산 프로젝트’의 중심이 될 것이며, 반도체 산업도 주요 지원 대상이 될 수 있겠다”고 밝혔다. 다만 반도체는 미국의 제재 리스크를 같이 고려해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