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란봉투법’ 뭐길래…긴장 감도는 국회

입력 2022-09-12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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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년 동안 잠든 '노란봉투법'
대우조선해양 파업 사태로 입법 급물살
野 공조 관심사…민주·정의, 정기국회 입법 과제로 선정
與 "재산권 침해" 반발 여전…환노위 여야 대치 불가피

▲5일 오후 대우조선해양 하청업체 노동조합 관계자들이 서울 영등포구 국회 앞에서 김형수 전국금속노동조합 거제통영고성 조선하청지회장의 단식농성 19일차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연합뉴스)
▲5일 오후 대우조선해양 하청업체 노동조합 관계자들이 서울 영등포구 국회 앞에서 김형수 전국금속노동조합 거제통영고성 조선하청지회장의 단식농성 19일차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연합뉴스)

일명 ‘노란봉투법’(노동조합 및 노동관계 조정법 개정안)를 놓고 여야가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야당이 우선 입법 과제로 속도를 내려 하자 여당은 '노조의 무법천지 활동 보장법'이라며 반발했다. 더불어민주당과 정의당 모두 우선 과제로 선정한 만큼, 야당 간 공조로도 이어질지 주목된다.

8일 국회 의안정보시스템에 따르면, 현재 국회에는 노조에 대한 손해배상 청구를 제한하는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개정안(노란봉투법) 5건이 발의돼 있다. 노란봉투법은 권리 보장에 나선 노동자에게 손해배상 청구를 제한 또는 금지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해당 법안들은 △근로자의 민ㆍ형사상 면책 범위와 손해배상 청구 제한 범위를 확대하고 △손해배상액 한도를 신설하며 △노동조합 교섭 대상인 사용자의 범위를 확대하는 내용 등으로 구성돼 있다. 노동조합의 실질적인 교섭력을 보장하자는 취지다.

'대우조선해양 하청 파업사태'에서 손해배상 소송 문제가 불거지면서 입법 논의도 급물살을 탔다. 이미 해당 법은 쌍용자동차 손배소를 계기로 19·20대 국회 때도 발의됐지만 진전 없이 임기 만료로 폐기된 바 있다. 19대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위원회에서 법안 심사를 한 차례 한 게 전부다.

야당은 이번 정기 국회 내 우선 처리하겠다는 방침이다. 더불어민주당은 노란봉투법을 이번 정기국회의 '22대 민생입법 과제'로 선정했다. 한 원내지도부 관계자는 "당 내부 의지도 강한 편"이라며 "9월 (본회의 통과는) 어렵겠지만 12월 내 처리가 목표"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정의당 의원들이 8일 서울역을 찾아 '노란봉투법' 통과를 촉구하는 캠페인을 하고 있다.  (출처=정의당)
▲정의당 의원들이 8일 서울역을 찾아 '노란봉투법' 통과를 촉구하는 캠페인을 하고 있다. (출처=정의당)

정의당은 당론으로 채택했다. '3대 민생중점 과제'에 '울타리밖 불안정 노동자의 권익'을 선정하면서 '노란봉투법 도입'을 이번 정기국회 첫 입법 과제로 꼽았다. 이와 함께 지난 8일 정의당 의원단은 서울역에서 노란봉투법 입법을 촉구하는 추석 귀향길 홍보 캠페인을 진행했다.

이날 이은주 비대위원장은 "헌법이 보장한 최소한의 권리가 기업들의 부당한 손배 가압류에 가로막히지 않도록 노란봉투법을 꼭 제정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동영 대변인은 "이번 추석 밥상에서는 일하는 사람들의 권리에 대해서도 한 번쯤 이야기 나누는 시간을 가져주시길 바란다"고 호소했다.

야당 내 공조 여부도 관심사다. 노란봉투법의 소관 상임위인 환경노동위원회 위원을 살펴보면, 16명 중 민주당 9명, 국민의힘 6명, 정의당 1명이다. 당내 대우조선해양 대응 TF 단장인 우원식 의원과 이은주 정의당 비상대책위원장이 환노위 소속인 만큼, 민주당과 정의당이 머리를 맞댈 가능성이 크다. 위원장인 전해철 의원도 노란봉투법 발의를 준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여당 반발은 여전하다. 법이 도입되면 사측은 폭력과 파괴로 인한 직접적 손해에만 배상 등을 청구할 수 있다고 맞선다. 박정하 수석대변인은 지난 2일 논평을 통해 이같이 주장하며 "사측에게는 손해배상 청구가 불법파업의 제동을 거는 유일한 수단이기에 ‘재산권’ 역시 침해될 수 있다"고 했다.

김기현 의원도 민주당의 입법 과제 선정 소식에 반발하며 "대한민국을 불법이 판치는 폭력노조 세상으로 만들겠다는 ‘무법천지법’"이라며 "가뜩이나 민노총의 불법 폭력시위와 파업이 만성화되어 있는데, 민주당이 이제는 아예 대놓고 면책이라는 방탄막을 치겠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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