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9.3세. 지난해 기준 국내 55~64세 연령층의 주된 일자리 퇴직 연령이다. 이들의 평균 근속 기간은 12.8년이다.
미래에셋투자와연금센터가 우리나라의 최근 10년간 퇴직·은퇴 동향을 파악한 결과, 정년퇴직 비중은 하향세인 반면, 비자발적 사유에 따른 조기퇴직은 늘어나는 추세로 나타났다. 생각보다 이른 퇴직에 대비할 필요성이 커지고 있는 것이다.
소비 지출액이 근로소득을 넘어서는 나이인 생애주기수지 적자전환 연령도 2010년 56세에서 2019년 60세로 상승했다. 이는 주된 일자리 퇴직 후 대체 일자리에서의 경제활동 지속에 따라 실질 은퇴가 미뤄지고 있음을 시사한다.
노동시장에서 퇴장하는 실질 은퇴 연령은 평균 72.3세(2018년)이며, 국민연금 수급개시 연령인 공식 은퇴 연령(62세)과의 차이는 10.3년으로 각각 OECD 국가 중 가장 길다. 노후 적자 상태를 극복하기 힘든 가운데 은퇴 시기가 불가피하게 연장되고 있다. 안정적인 노후를 위해선 퇴직연금 및 개인연금 보완의 중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
자산 전문가들은 이제는 은퇴를 하나의 ‘사건(event)’이 아닌 생애주기에서 점진적으로 이뤄지는 ‘과정(process)’으로 인식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고령화 진전과 더불어 과거 대비 더 많은 고령층이 주된 일자리 퇴직 후 경제활동을 이어가고 있는 탓이다.
박지혜 미래에셋투자와연금센터 연구원은 ‘늦어지는 은퇴, 생애주기수지 적자에 대비하라’ 보고서에서 평안한 노후를 위한 자산관리 5원칙을 소개했다.
먼저 글로벌로 분산투자해야 한다는 것이 제1원칙이다. 저성장 고령화로 국내 자산에만 투자할 경우 기대수익률이 낮아질 수 있다. 노후자산에서 안정적인 수익을 얻기 위해서는 글로벌 분산투자가 필요하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우량자산에 투자해야 한다. 노후자산은 장기간 운용해야 하므로 사회·경제적 트렌드의 변화에 맞는 우량자산을 선별해 투자하는 것이 좋다.
안정성에 초첨을 두고 다양한 자산에 투자해야 한다. 집중투자에 따른 손실은 장기 투자로도 회복하지 못할 수 있다. 자산운용의 안정성을 위해서는 노후자산을 ‘자산군 간, 자산군 내, 지역별’ 이렇게 3중으로 철저하게 분산해야 한다.
질병·사고 등으로 인한 경제적 손실에도 대비해야 한다. 질병 및 사고는 노후자산의 형성을 막고 소진을 앞당기는 원인으로 작용하므로 보장성 보험 등을 통해 철저하게 대비하는 것이 좋다.
마지막으로 적립에서 인출까지 통합적 관점에서 운용되어야 한다. 길어진 수명과 금리변동은 노후자산 관리에 있어서 새로운 생각을 요구한다. 자산 규모보다는 현금흐름을 중시하는 관점을 가져야 하며, 자신에게 맞는 인출계획을 세우고 적립 시기부터 그에 맞게 노후자산을 운용해야 한다.
박 연구원은 “지금 한국사회와 가계는 큰 변화의 흐름 속에 있다. 저성장과 고령화로 연금자산관리의 중요성은 커졌다”며 “투자 없이는 생존할 수 있는 시대로 진입하고 있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