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허, 톡!] 특허개방 요구에 쐐기박는 모더나의 소송

입력 2022-09-05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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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환구 두리암특허법률사무소 대표변리사

최근 모더나는 화이자와 바이오엔텍에 코로나 백신 특허침해 소송을 제기했다. 화이자와 바이오엔텍의 코로나19 백신제품인 코미르나티(Comirnatyⓡ)가 모더나의 mRNA 백신기술 특허권을 침해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mRNA 백신과 관련된 원천특허는 펜실베이니아 대학이 가지고 있으며, 이 특허에 대한 실시권은 모더나와 바이오엔텍에 허여된 상태이다. 게다가 바이오엔텍의 커털린 커리코 부사장은 펜실베이니아 대학의 원천특허를 드루 와이즈만과 공동으로 발명한 사람이기도 하다.

실제로 모더나가 침해를 주장하는 특허는 mRNA 분자의 유리딘을 1-메틸 슈도유리딘으로 대체하는 기술로, 이 기술이야말로 펜실베이니아 대학 원천특허의 핵심 내용이기도 하다. 그러니 바이오엔텍에서는 자신들이 실시하고 있는 코로나 백신 제조기술은 펜실베이니아 대학의 특허에 기반한 것이라는 주장을 한다. 특허기술을 바이오엔텍에 의존하고 있는 화이자는 따로 입장을 내놓지 않는다. 도대체 이 소송은 무엇을 의미하는 것인가?

특허침해의 대상은 기술 자체가 아니라 그 기술이 구현된 제품이다. 제조사가 관련 특허를 소유하거나 실시권을 가진 사실은 중요하지 않다. 화이자, 바이오엔텍의 백신제품 기술이 모더나 특허의 권리범위에 포함된다면 침해가 되는 것이다. 바이오엔텍의 반박처럼 모더나 특허가 원천특허와 기술적으로 별반 다를 게 없다면, 모더나의 개량특허ⓡ에 대해 무효심판을 청구하면 된다. 실제로 모더나는 자사의 특허가 펜실베이니아 대학 원천특허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간 ‘지질 나노입자 제형으로 변형된 mRNA를 포장’하는 기술 등을 포함한다고 주장한다. 그렇다면 바이오엔텍은 자사의 기술이 모더나의 개량특허와 다른 기술임을 밝혀야 한다. 이 다른 기술은 출원된 특허나 비공개 노하우 모두 가능하지만, 그게 없다면 침해를 면할 수 없다.

이 소송의 본질은 백신을 제조하는 두 그룹의 다툼 차원을 뛰어넘는다. 이 소송은 팬데믹에서 엔데믹으로 국면이 바뀌는 상황에서, 이제는 누구도 코로나 백신 특허의 개방을 요구하지 못하도록 쐐기를 박는 효과를 노린다. 모더나는 92개 저소득 및 중간소득 국가에서 사용되는 코로나 백신에는 특허침해를 주장하지 않겠다는 영리한 조치를 함께 발표했다.

문환구 두리암특허법률사무소 대표변리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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