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CC는 저가항공이 아니다”…‘세상을 바꾼 K-LCC’[신간]

입력 2022-09-02 14:47 수정 2022-09-02 14: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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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CC가 저가항공사는 아니다. 우리나라 LCC는 K-LCC로 부르자.”

국내 도입 20여년이 채 안된 역사임에도 LCC(Low Cost Carrier)는 고가로 여겨졌던 교통수단 비행기 이용의 대중화를 이끌었다고 평가된다. 하지만 LCC는 여전히 ‘저가항공사’ 혹은 ‘저비용항공사’로 불린다. 이러한 이름은 갈등을 부추기는 것으로 그냥 그대로의 모습을 인정하는 ‘대한민국 LCC, 즉 K-LCC’라는 명칭이 알맞고 합리적이라는 제안이다.

우리나라 K-LCC의 태동기와 고난의 시기, 폭풍성장기까지 대한민국 LCC 역사를 담은 책이 출간됐다. 새로 나온 책 ‘세상을 바꾼 K-LCC’(학현사)에는 제주항공 홍보실장과 홍보본부장을 역임하며 K-LCC의 ‘입’ 역할을 했던 양성진 전 제주항공 전무의 15년 동안의 LCC 이야기를 담고 있다. 저자는 2006년 12월 제주항공에 입사해 홍보 임원은 물론 9년간 객실승무원 면접관으로 활동했고, 책을 통해 대한민국 LCC의 현장 경험을 바탕으로 LCC와 K-LCC의 비교 개념과 이론적 배경, K-LCC의 설립 및 취항사(史), K-LCC의 대중화로 인해 바뀐 세상 등을 생생하게 소개한다.

저자는 “돌이켜보면 불과 17년 전, LCC가 없던 시절에 비행기를 타는 게 드문 일이었다”고 말한다. 기존항공사들만의 세상에서는 비행기 값을 낼 여력이 없는 사람은 비행기를 못 타는 사람으로 분류됐다. 하지만 LCC가 대중화되면서 비행기를 타는 부류가 따로 있는 게 아니라 비행기는 아무나 탈 수 있는 단순한 교통수단이 됐고, 세상은 여러모로 바뀌기 시작했다.

흔히 기존 대형 항공사를 ‘FSC(Full Service Carrier)’로 부르고, 기존항공사의 이노베이션(innovation) 개념으로 FSC와 대별되는 LCC(Low Cost Carrier)가 있다. 저자는 말한다. LCC는 ‘항공운임의 저가격’을 의미한다기보다는 저렴한 항공운임이 가능하게 하기 위해 ‘낮은 비용구조를 만들어 낸 항공사’를 의미한다고. 즉 선후가 제대로 바뀐 셈이라는 것이다. LCC는 ‘Low Price Carrier’가 아닌 ‘Low Cost Carrier’일 따름이다.

하지만 여전히 ‘저가항공사’가 친숙한 명칭이다. 그 다음으로 ‘Low Cost Carrier’를 글자 그대로 직역(直譯)해 ‘저비용항공사’로 부르는 것이 LCC를 배려한 명칭이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이처럼 우리 사회는 LCC 당사자가 아닌 타인들이 LCC에 대해 자의적으로 이름을 붙인 데에 따른 사회적 혼란이 존재한다고 저자를 강조한다.

수년 전부터 우리나라 LCC 가운데 제주항공, 티웨이항공, 이스타항공 등 독립형 LCC들은 자신들을 ‘저가항공사’로 호칭하는 데에 거부감이 있었다. 그래서 이들은 2000년대 중후반 취항 초기에 ‘저비용항공사’라는 명칭을 사용하는 데에만 동의했다. 이에 우리나라 LCC를 ‘저비용항공사’라 부르는 이가 많아졌지만, 여전히 ‘저가항공사’로 호칭하는 사례가 더 많다. 심지어 ‘저비용항공사’를 줄여서 ‘저가항공사’로 부르는 경우도 있다. 마치 ‘저비용항공사’의 줄임말이 ‘저가항공사’인 것으로 인식한다.

저자는 ‘대한민국 LCC, K-LCC’라는 명칭을 제안하면서 국내 최초의 K-LCC의 탄생기부터 성장기까지 첫 역사를 기록했다. 또한 외부에서 덧씌운 K-LCC에 대한 오해와 편견은 무엇인자, 세상을 버꾼 K-LCC의 힘은 어디서 나왔고, 어떤 경쟁력을 지니고 있는지 현장 경험을 바탕으로 서술한다. 특히 저자는 ‘K-LCC 효과’는 20여 년간 기존항공사 2곳이 점유하고 있던 ‘철옹성’ 같던 국내 항공업계를 ‘공급자 중심’의 시장에서 ‘소비자 중심’으로 변화시킨 중요한 사건이었다고 평가한다. K-LCC 취항 이후 소비자의 선택권 확대와 합리적인 운임으로 인한 여행 부담이 크게 줄어들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또한 책에서 저자는 9년 가까이 객실승무원 면접관으로 활동한 경험을 살려, K-LCC 입사 지원자를 위한 K-LCC 입사 비법을 이벤트처럼 공개해 읽는 재미를 더했다. K-LCC 입사비법은 항공 업계뿐만 아니라 취업준비생에게 도움이 되는 자료가 될 것이다.

이석주 AK홀딩스 대표이사(전 제주항공 대표이사)는 추천사에서 “K-LCC의 역사를 현장의 시각에서 쓴 이 책이 반가운 것은 경영전략 이론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사람들의 꿈, 의지, 팀워크의 스토리가 담겨 있기 때문이다. 코로나19로 인한 항공업계 현 위기상황의 해법도 이 스토리에서 찾게 되리라 확신한다”고 했다. 김이배 제주항공 대표이사는 “저자는 우리나라 LCC의 태동기부터 거대 성장기까지 12년간의 현장경험을 기반으로 LCC의 개념과 이론적 배경을 생생하게 기록했다. 현업에 있는 항공인의 한 사람으로서 저자의 LCC 역사 기록에 대한 의지와 항공업에 대한 사랑에 찬사를 보낸다”고 추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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