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도차량 부품업체들이 해외 기업의 국내 고속철도 시장 진출과 관련해 정부에 입찰 제도 개선 등 근본적인 대책 마련을 촉구하고 나섰다.
철도차량 부품산업 보호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는 1일 호소문 형식의 ‘국내 철도 부품산업 발전을 위한 제언’을 한국철도공사(코레일)와 SR(수서발 고속철도 SRT 운영사) 등에 전달했다.
비대위는 입장문에서 "경쟁을 명분으로 해외 업체의 무분별한 국내 고속차량 사업 입찰을 허용해서는 안 된다"며 "정부 차원에서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비대위 입장문에는 국내 철도차량 부품업체 191개사의 서명도 포함됐다.
비대위가 호소문을 발표한 까닭은 스페인의 철도차량 제작사인 ‘탈고’의 국내 진출 떄문이다. 탈고는 국내 철도차량 제작사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오는 7일 입찰공고 예정인 고속차량 ‘EMU-320’ 사업에 참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비대위는 "최근 고속차량 발주 사업의 입찰참가 자격조건이 완화되면서 해외 업체의 시장 진입이 가시화되고 있다"며 "발주물량이 해외 업체에 몰릴수록 기술 자립은커녕 해외에 종속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비대위는 "글로벌 고속차량 경쟁이 격화되는 가운데 유럽, 미국, 일본 등은 입찰 문턱을 높여 자국 산업을 보호하고 있다"며 "‘철도 주권’을 지키기 위해서라도 부품제작사가 사업을 영위할 수 있도록 정부가 국내 시장을 보호해달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