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분 만에 최대 충전 90% 달성 가능
고속 충전 시 발생하는 배터리 손상에 집중
시장 출시까진 5년 소요 예상
27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미국 에너지부 산하 아이다호국립연구소(INL) 연구진은 미국화학학회(ACS) 가을 회의에서 전기차 초고속 충전 방법에 관한 설계 보고서를 발표했다.
통상 휘발유차는 연료를 가득 채운 상태에서 평균 400마일(약 644km)을 주행할 수 있고 급유에는 몇 분이 채 걸리지 않는다. 그러나 미국 교통부에 따르면 전기차 충전기 중 가장 빠른 직류 충전기라 하더라도 최소 20분에서 1시간이 걸려야 배터리의 최대 80%까지 충전할 수 있다. 테슬라는 자사 ‘슈퍼 차저’를 통하면 15분 충전으로 200마일 주행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다른 전기차는 슈퍼 차저를 적용할 수 없다. 이런 문제는 전기차 수요 증가를 억제했고 업계를 성장시키려던 미국 정부에도 골칫거리로 남았다.
하지만 INL 연구진은 전기차 배터리를 단 10분 만에 최대 90%까지 충전하는 방법을 찾아냈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분당 약 10~15마일 수준인 현 충전 기술을 향후 5년 내로 최대 20마일까지 높이는 방법을 모색한다는 방침이다.
연구진을 이끈 에릭 두펙 박사는 “우리의 목표는 휘발유를 넣을 때 걸리는 시간에 가까워지는 것으로 나는 우리가 그 목표에 도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고속 충전은 소비자 신뢰를 높이고 전기차의 전반적인 수요를 늘리는 열쇠”라고 말했다. 이어 “충전의 진전은 2030년까지 미국에서 판매되는 모든 차량의 절반가량을 전기차나 하이브리드로 만들려는 조 바이든 대통령의 목표를 달성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연구진은 초고속 충전이 배터리에 장기적인 손상을 주거나 폭발 사고를 일으킬 수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이들은 인공지능(AI) 머신러닝을 통해 배터리가 충전될 때 발생하는 노화 현상을 집중적으로 연구했고, 그 결과 다양한 유형의 배터리가 손상을 피하면서 속도를 최적화하는 충전 프로토콜을 설계했다고 설명했다. 또 이 방법이 시장 출시까지 5년이 걸릴 것으로 전망하면서도 배터리 충전에 근본적인 변화를 나타낼 것으로 자평했다.
다만 설계 방식이 배터리 수명과 안전성에 미치는 영향을 확인하기 위해선 엄청난 양의 데이터가 필요하며, 이 설계가 현재 구축된 충전 인프라에 적용할 수 있는지도 한 가지 변수라고 ACS 측은 짚었다.
그럼에도 이번 발표는 전기차 업계의 최대 과제인 초고속 배터리 충전을 해결하는 데 일조했다는 평을 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