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심한 사과’라는 단어에서부터 시작된 문해력 논란이 확산하고 있는 가운데 현재 상황을 좀 더 유연하게 받아들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최근 문해력 논란이 단순히 글을 읽고 이해하는 능력의 차이에서 온 것이라고 보기보다는 세대 차이에서 발생한 자연스러운 현상이라는 의견에서다. 실제 젊은 세대들이 어려워하는 단어들 대부분은 한자어로, 되레 젊은 세대들이 사용하는 구어(입말)의 경우 기성세대들이 모르는 경우도 다반사다.
해당 공지는 예상치 못한 비판을 받았다. 일부 SNS 이용자들이 ‘심심한 사과’라는 단어를 지적한 것. 이들은 “난 하나도 안 심심하다”, “제대로 된 사과도 아닌 심심한 사과”라는 등 카페에 항의했다.
그러나 ‘심심하다’는 말은 ‘따분하다’의 의미를 지닌 말이 아니었다. 마음의 표현 정도가 매우 깊고 간절하다는 뜻의 심심(甚深)하다였던 것이다.
이러한 사태가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 등에 알려지자 누리꾼들은 “실질 문맹률이 높긴 하다”는 등 우려하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또한, 오늘을 뜻하는 ‘금일’ 금요일로 오해해 벌어진 헤프닝이 온라인으로 공유되며 ‘어휘력’ 논란이 불거지기도 했다.
이외에도 ‘한 술’을 ‘술을 마신다’고 오해하거나 성함, 구직, 수납, 쾌청 등의 뜻을 모르는 경우가 있었다는 사연이 SNS 등을 통해 공유된 바 있다.
또한, 최근 코로나19에 확진된 대학생 중 일부가 공결 신청 사유로 ‘병역’을 올려 학교 측에서 ‘병역’은 입대로 인한 공결이라고 안내하는 헤프닝이 벌어지기도 했다.
우리나라의 기본 문맹률은 1%에 가까우나 문장의 뜻을 정확하게 파악하지 못하는 실질 문맹률은 75%에 달한다는 지난해 OECD 조사도 나온 바 있다.
문해력 논란에 대통령도 우려를 표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22일 국무회의에서 “전 세대에 걸쳐 디지털 문해력을 높일 수 있는 교육 프로그램들이 체계적으로 제공돼야 할 것”이라며 간접적으로 ‘심심한 사과’ 논란을 언급했다.
젊은 세대 간에서만 통용되는 단어도 적지 않다. ‘머선129(무슨 일이냐)’, ‘킹받네(열받네)’, ‘알잘딱깔센(알아서 잘 딱 깔끔하고 센스있게)’, ‘2000원 비싸짐(팩트로 뼈를 맞아 순살이 됐다 = 팩트로 정곡을 찔렸다)’는 등의 단어들이 그 예다.
오상진은 24일 자신의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를 통해 “마이클 센델은 학식을 갖춘 이들의 거드름과 무시가 사회의 갈등을 격화시켰다고 분석했다”며 “한 번 더 설명하고 이해를 구하는 태도가 낫지 않을까 싶다. (표현을 모르는 이들에 대한) 조롱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또한, “시대의 변화를 이해하는 자세도 필요하다”, “졸부를 ‘졸라 부자’로 해석하는 창의력에도 박수를 보내는 태도가 조금은 필요할 수 있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기존에 쓰이던 단어가 다른 단어로 대체되는 것이 아니라 쉽게 풀어써야만 이해할 수 있는 상황인 것을 두고 세대 차이보다는 문해력에 대해 우려를 하는 것이 옳다는 의견도 나와 한동안 문해력 논란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