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팬데믹에 ‘세계의 공장’ 위상 강화

입력 2022-08-22 1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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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수출 비중 13%서 15%로 증가
저가 마스크와 진단키트 수출로 코로나 특수
달러 강세도 중국 수출에 호재
중국 무역흑자, 경제 불균형 시사

▲중국 산둥성 칭다오항에서 7월 30일 한 컨테이너선이 출항하고 있다. 칭다오/신화뉴시스
▲중국 산둥성 칭다오항에서 7월 30일 한 컨테이너선이 출항하고 있다. 칭다오/신화뉴시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전염병 대유행) 기간 전 세계 수출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서방의 탈(脫)중국 움직임에도 ‘세계의 공장’으로서 중국 위상이 더 강화된 것이다. 이는 전 세계와 중국의 ‘디커플링’이 얼마나 어려운지 다시 일깨웠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유엔무역개발회의(UNCTAD) 통계에 따르면 전 세계 재화 수출액 가운데 중국의 비중은 코로나19 확산 이전인 2019년 13%에서 지난해 말 15%로 2%포인트 커졌다. 같은 기간 미국이 8.6%에서 7.9%, 독일이 7.8%에서 7.3%, 일본이 3.7%에서 3.4%로 각각 비중이 축소된 것과 대비된다.

미국을 중심으로 서방사회는 중국 의존도를 낮추려고 안간힘을 써왔다. 2018년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행정부는 중국 수입품에 보복관세를 부과, 미국 우선주의를 앞세웠다. 조 바이든 행정부도 중국 중심 글로벌 공급망 재편에 팔을 걷어붙였다.

서구의 탈중국 노력은 코로나 시기 중국 수출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나면서 물거품이 됐다. 중국을 살린 건 아이러니하게도 코로나19였다. 2020년 코로나19를 가장 먼저 겪고 빠르게 회복한 중국은 저가 마스크와 진단키트 수출을 늘리며 특수를 누렸다. 코로나19로 재택근무가 확산하면서 컴퓨터를 비롯한 전자제품 수요가 증가한 것도 중국 수출을 늘린 요인이 됐다. 그 과정에서 중국의 전자제품과 섬유제품 수출 비중은 38%에서 42%, 32%에서 34%로 각각 커졌다.

중국 수출 호실적은 고물가와 고금리 여파로 글로벌 경제 둔화 우려가 고조된 올해에도 이어졌다. 인플레이션으로 소비재 비용이 치솟은 가운데 달러 강세가 중국 수출에 호재로 작용했다. 올해 상반기 미국의 대중국 무역적자는 전년 동기 대비 21% 늘어난 2천220억달러(약 297조원)를 기록했다. 7월 중국 수출은 1년 전보다 18% 증가했다. 무역흑자는 1012억7000만 달러로 사상 최대치를 찍었다.

중국이 최근 자동차, 엔진 등 고부가가치 상품의 시장 점유율을 꾸준히 늘려온 것도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시장분석기업 TS롬바드의 로리 그린 아시아 리서치 대표는 “고부가가치 분야에서 중국이 전통적인 제조업 강국인 독일의 시장 점유율을 잠식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실제 중국의 태양전지 수출액은 올해 상반기 259억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113% 증가했다. 자동차 수출도 전기차 판매에 힘입어 7월 약 29만 대를 기록, 월간 신기록을 세웠다.

다만 일각에서는 중국의 수출 붐이 경제 불균형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중국 정부가 내수 진작을 강조하고 있지만, 천문학적인 무역흑자는 중국 내 소비 위축에 따른 수입 부진을 의미한다는 것이다. 마이클 페티스 중국 베이징대 교수는 “무역흑자를 경제성과로 보는 것은 잘못”이라며 “중국 경제 불균형 문제가 악화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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