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사도 반대 입장…중소형사들은 표정관리"
빅테크(대형 IT기업)의 보험대리점업 진출을 두고 보험대리점 업계가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빅테크 업체들의 진출은 골목상권 침해이며, 플랫폼 중개 수수료가 보험료에 반영되는 구조를 감안하면 소비자의 보험료 상승을 초래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한국보험대리점협회와 보험대리점 업계, 보험영업인노조연대는 22일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결의대회를 열고 "네이버, 카카오, 토스 등 온라인 플랫폼의 보험대리점업 진출 허용을 결사반대한다"고 밝혔다.
협회는 "최근 금융당국은 이해당사자의 충분한 의견수렴 등 절차적 정당성이 결여된 채 혁신금융서비스 지정이라는 편법을 사용해 차별성 없는 온라인 플랫폼에 기존 보험대리점과 동일하게 보험대리점업을 허용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는 절차적 정당성이 결여됐을 뿐만 아니라 금융혁신지원 특별법의 취지에도 역행할 우려가 있다"고 반대 사유를 밝혔다.
협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23일 예정된 금융규제혁신회의 2차 회의에서 혁신금융서비스 지정을 통해 온라인 플랫폼에 보험대리점업을 허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이와 관련 금융위는 지난 18일 금융규제혁신회의 금융산업분과회의에서 보험대리점업계로부터 의견 수렴을 했다.
협회는 "국민 대다수가 노출된 온라인 플랫폼에서 보험 가입을 하게 되면 플랫폼 사용을 위한 수수료(사업비)가 부과된다"며 "다이렉트채널이나 온라인 보험사를 이용하는 것보다 오히려 소비자 편익이 저해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보험업계는 온라인 플랫폼의 보험중개를 허용하는 건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금융당국이 작년부터 온라인플랫폼의 보험대리점을 허용하겠다는 입장을 밝혀왔고, 윤석열 정부의 규제완화 정책과 맞물려 조만간 시행될 것으로 보인다”라면서 “추후 자동차보험 판매에서 방카슈랑스룰과 같은 세부규제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당국의 정책 동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보험사별로 견해차도 포착된다. 보험사 모두 보험대리점업계와 같은 입장은 아닌 분위기다. 다이렉트 채널을 다져놓은 삼성화재 등 대형사는 반대 입장이지만, 중소형사들은 새로운 기회로 보는 시각이 많다. 자동차보험 시장의 판도가 흔들리면 틈새시장을 노리겠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