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셰어링 업체 쏘카가 유가증권 시장 상장 첫날 공모가를 밑돌며 마감했다. 기업가치 1조 원 이상의 ‘유니콘’으로 평가받던 쏘카의 시가총액도 8000억 원대에 그쳤다.
22일 쏘카는 시초가 대비 6.07%(1700원) 하락한 2만63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시초가는 공모가와 같은 가격인 2만8000원으로 정해졌다. 쏘카는 장 초반 2만9150원까지 올랐으나 이내 하락전환했다. 시가총액은 8607억 원에 머물렀다. 공모가 기준 시총은 9666억 원이었다.
앞서 쏘카는 공모가 고평가 논란으로 기관 수요예측 경쟁률이 56.07대 1에 그쳤다. 공모가도 기존 희망 공모가(3만4000~4만5000원) 상단 대비 38% 낮췄다. 공모물량도 455만 주에서 364만 주로 줄였다. 일반청약 경쟁률은 14.4대 1에 불과했다.
한승한 SK증권 연구원은 “경제 긴축 기조와 글로벌 경기 침체 등 불안한 시장 속에서 글로벌 모빌리티 플랫폼 대비 고평가 논란과 국내 렌터카 업체와 차별성을 크게 느끼지 못한 시장의 논란을 잠재우지 못한 것이 주된 요인으로 분석된다”라고 밝혔다.
올해 1월 LG에너지솔루션 이후 코스피 IPO 최대어로 꼽히는 쏘카의 성적은 향후 코스피 IPO 시장 분위기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컬리(마켓컬리)는 이날 한국거래소 상장예비심사 결과를 받으며, 상장이 가시화되고 있다. 컬리는 프리 IPO(상장 전 지분투자) 당시 기업가치를 4조 원 정도로 평가받았지만, 현재는 당시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 비교 기업군인 쿠팡의 주가 급락을 감안하면, 컬리의 목표 시가총액 하향조정은 불가피하다.
케이뱅크도 거래소 상장예비심사 결과를 기다리는 중이지만, 최근 동종 업체인 카카오뱅크의 주가 폭락으로 기업가치에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게 됐다. 여기에 쏘카가 다시 얼어붙은 IPO 시장을 그대로 반영하면서 향후 이들 기업의 IPO 완주 여부도 불투명해졌다. 올해에만 현대엔지니어링, 현대오일뱅크, SK쉴더스, 원스토어, 태림페이퍼 등이 상장예비심사를 통과하고도 공모를 철회했다. IPO에 세 번째 도전하는 현대오일뱅크를 비롯해 올리브영, SSG닷컴 등도 상장일정을 미뤘다.
이웅찬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들어 금리 인상으로 시장 자금은 말랐고 비상장 기업, 성장기업의 밸류에이션에 대한 눈높이는 높아졌다”라며 “올해 들어 공모가 밴드 상단, 혹은 상단 이상에서 공모가격이 결정된 종목의 비중은 1월 이후 지속 하락하고 있다. 수요예측의 경쟁이 점차 약해진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