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 거리두기가 종료되면서 백화점들이 다시 오프라인 매장으로 나오는 고객들을 위해 매출 비중이 높은 VIP 고객들에게 소소한 혜택까지 제공하면서 차별화에 나서고 있다.
22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현대백화점은 최근 VIP 고객(쟈스민 등급 이상)을 대상으로 명품 매장에 대기 없이 들어갈 수 있는 '우선 예약 서비스'를 도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매장 방문 하루 전까지 우선 입장을 신청하면 줄을 서지 않고 곧바로 입장할 수 있다.
VIP 고객이 명품 매장에 대기 없이 들어갈 수 있도록 하는 이 서비스는 신세계백화점이 이미 지난해 5월부터 업계 최초로 도입해 운영 중이다. 롯데백화점도 VIP 고객인 MVG 고객을 대상으로 명품 매장에 대기 없이 들어가는 사전예약시스템을 올해부터 시행하고 있다. 이 서비스는 본점, 잠실점 위주로 점포별로 시행하고 있으며, 약 20여개 명품 매장에서 사전 예약 서비스 참여가 가능하다.
다만 이 서비스는 백화점 3사 모두 모든 명품 매장에 적용되지 않고 샤넬, 에르메스 등 하이엔드 브랜드는 사실상 사전 예약이 불가능하다. 또한 VIP 서비스 등급에 따라 차등 적용되고 있다.
한 백화점 관계자는 “명품 매장 사전예약서비스는 공식적으로 적용되는 서비스가 아니지만 최근 명품 매장 오픈런 등이 극심해지면서 말 그대로 ‘서비스’ 차원에서 제공하는 혜택”이라고 설명했다.
백화점들은 VIP 등급제를 운영하며 ‘큰손’ 고객들의 충성고객으로 확보하고 있다. 전용 라운지 이용은 물론이고 발렛서비스와 할인 서비스 등을 다양하게 제공하고 있다. 최근 이같은 VIP 서비스는 큰손으로 떠오른 MZ세대 특화 서비스로 진화하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MZ세대 전용 멤버십인 '와이 커뮤니티(Y Community)'를 운영하고 있다. 지난 해 3월 잠실점에서 2회의 시범 운영을 거쳐 올해 1월 공식 출범한 후 3월부터는 본점에서도 확대 운영하며 누적 회원수 2000명을 돌파했다. 이 서비스에 가입하면 할인권, 무료주차, 발렛파킹 등의 혜택을 누릴 수 있다.
현대백화점도 2030 전용 VIP 프로그램 '클럽YP'를 운영하면서 더현대 서울과 판교점에 전용 라운지를 운영중이다. 기존 VIP 라운지와 전혀 다른 컨셉으로 젊은 VIP 고객들의 새로운 문화 사교 공간으로 떠오르고 있다. 클럽YP가 되면 발렛파킹 서비스, 명품 구매시 6개월 무이자 서비스 등이 제공된다.
이처럼 백화점의 전유물처럼 여겨지던 VIP 서비스는 업계 전반으로 확대되는 분위기다. 대표적인 곳이 면세점과 홈쇼핑이다. 최근 유통채널 중에서도 가장 어려움을 겪고 있는 업태로, 소비자와의 접점을 늘려 매출을 확대하겠다는 계산이 깔린 것으로 풀이된다.
현대홈쇼핑은 지난 달에 2019년 8월 이후 3년여 만에 멤버십 제도를 개편했다. VIP고객들의 혜택을 강화하고 등급 유지 기간에 따라 혜택을 차등화했다. 구입액이 많을수록 혜택은 늘렸지만 VIP 등급 유지기간을 줄여 혜택을 차등화한 것이 포인트다. VIP 고객을 충성고객으로 만들겠다는 계산이 깔려있는 셈이다.
면세점 업계도 올 들어 VIP 고객들을 위한 서비스를 강화하고 있다. 신세계면세점은 VIP 회원이 되면 신세계백화점 VIP와 같은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신세계포인트 통합서비스를 최근 개시했다. 롯데면세점 역시 최상위 회원인 LVVIP와 LVIP 고객들의 경우 롯데백화점 VIP 등급 회원과 동일한 혜택을 주고 있다.
롯데홈쇼핑은 2020년 상위 1% 고객을 위한 최상위 유료회원제 '프리미엄 엘클럽(L.CLUB)’을 업계 최초로 선보였고, GS홈쇼핑도 2020년부터 VVIP(6개월간 10회&20만 원 이상 구매)를 위해 전용 채팅상담 채널을 운영 중이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유통업계에서 오프라인의 중요성이 다시 부각되면서 VIP 고객들의 비중도 커지고 있다”면서 “VIP 고객들은 유통업체 충성 고객이 많고 객단가 역시 일반 고객과 차이가 큰 만큼 이같은 추세는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