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 소송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부정 관계를 입증할 수 있는 증거 수집입니다. 하지만 잘못된 방법으로 수집한 증거라면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증거 수집 과정에서 불법적인 요소가 있었다면 법원에서 적법증거로 인정해주지 않으니까요. 전민성 변호사(법률사무소 민성)에게 증거 수집 과정에서 유의해야 할 점을 물어봤습니다.
Q: 결정적인 ‘현장’ 증거가 없습니다. 정황을 보면 외도가 분명한데, 현장을 포착한 증거가 꼭 필요한가요?
A: 외도 여부를 판단하는 기준은 ‘부정행위’입니다. 부정행위로 혼인의 본질에 해당하는 부부 공동생활을 침해하거나 유지를 방해하고 배우자의 권리를 침해하는 등 배우자에게 정신적 고통을 가하는 행위가 불법행위를 구성한다고 봅니다. 이혼소송을 위해 부정행위를 입증할 만한 증거가 필요한데, 반드시 현장을 촬영한 영상이 필요한 것은 아닙니다. 부정행위를 한다는 사실만 알 수 있을 만한 대화 내역 등의 존재로도 부정행위 존재를 입증할 수 있습니다.
Q: 가장 확실한 증거는 무엇인가요?
A: 모텔에 출입하거나 신체접촉을 하는 장면이 촬영된 영상이나 사진, 통화녹음 등이 부정행위 입증에 도움이 되는 증거들입니다. 또한, 부정행위를 한 배우자나 상대방의 자백이 담긴 녹음파일이나 각서 등도 유력한 증거가 됩니다. 배우자와 상간자가 해외여행을 한 경우 출입국 내역을 조회해 행선지랑 날짜가 다수 중복되는 점을 밝혀 부정행위 사실을 입증하고 재판부로부터 다액의 위자료를 인정받은 사례도 있었습니다.
Q: 증거 수집을 위해 배우자의 휴대폰 메신저 기록 등을 몰래 살펴봐도 될까요?
A: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공개되지 않은 타인 간 대화 내용을 열람 저장하면 정보통신망이용촉진및정보보호등에관한법률위반(정보통신망침해등)으로 처벌받을 수 있습니다. 소송 과정에서 배우자가 이를 문제 삼고 고소할 수도 있죠. 다만, 경험상 이를 고소하는 경우는 잘 못 봤습니다.
Q: 흥신소를 통해 불륜 현장 증거를 포착해도 되나요?
A: 이러한 행위는 신용정보의이용및보호에관한법률 위반으로 처벌받을 수 있지만 민사소송에서는 증거로 채택돼 피고의 위자료 지급 의무가 인정되기도 합니다.
Q: 제가 직접 남편이나 내연녀를 미행해도 될까요?
A: 네. 여러 사람에게 공개된 장소에서 미행하는 것만으로는 범죄가 성립하기 어렵습니다.
Q: 차량에 GPS(위성위치확인시스템) 또는 비슷한 기능의 장비를 설치해 동선을 추적하거나 차량에 녹음기를 몰래 숨겨 넣어 녹음하는 것은 어떤가요?
A: 상대방의 동의 없이 GPS 등 장치를 이용해 개인위치정보를 수집할 경우 위치정보의보호및이용등에관한법률위반으로 처벌받을 수 있고, 상대방 동의 없이 녹음하면 통신비밀보호법위반으로 처벌받을 수 있습니다. 단, 내가 대화자로 참여한 경우에는 녹음을 해도 문제가 없습니다.
Q: 남편과 상간녀가 동승한 차량의 블랙박스에 저장된 영상 혹은 녹음기록을 소송 증거로 제출해도 될까요?
A: 배우자가 블랙박스 기록을 삭제하지 않았을 때 이를 확보해 소송에 증거로 제출하고, 영상이 증거로 채택돼 피고의 위자료 지급 의무가 인정되는 사안이 있습니다. 민사소송절차에서는 자유심증주의와 변론주의를 채택하고 있기 때문에 위와 같은 자료들을 제출하는 것은 원칙적으로 위법성이 없다고 보고 있습니다.
Q: 너무 화가 납니다. 상간녀의 직장에 불륜 사실을 담은 문서 등을 발송하고 싶습니다.
A: 주의해야 합니다. 공연성이 인정되고 상대방이 고소할 경우 명예훼손죄로 처벌받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