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이은재 국제금융센터 부전문위원은 “다수의 투자은행(IB)들은 주가 재조정 가능성을 경고하는 등 보수적 시각을 견지하고 있다”면서도 “주요 경제지표 결과 등에 따라 주가 변동성이 크게 확대될 수 있음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해외 IB들은 현재의 증시 상황에 대해 평이 갈리고 있다. 한쪽은 물가, 통화 긴축 기조, 시장 금리 등이 정점을 통과한 것이라고 평가하지만 반대쪽에선 추세적 상승으로 보기엔 시기상조라고 한다. 먼저 추세적 반등이라고 보는 제이피모간체이스(JPM), 제프리 등은 펀더멘털을 근거로 든다. 고물가와 금융긴축으로 경제 활동이 둔화되고 거시 경제와 실적 전망이 하락 중인 건 맞지만 펀더멘털이 양호해 경기가 큰 폭으로 후퇴하지 않을 것이라는 뜻에서다.
실제 오는 10일 발표되는 미국 7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8.7%로 전망된다. 이는 전월(9.1%)보다 낮은 수치다. 이 위원은 “(추세적 반등이라고 보는 측은) 현재 금융시장은 밸류에이션 하락으로 완만한 경기 침체 시나리오 상당 부분을 반영했다(고 본다)”며 “미국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기업 주당순이익(EPS) 전망치는 6월 고점 이후 현재까지 하락 조정 중”이라고 했다.
반면 HSBC, 뱅크오브아메리카 등은 경기 순환적 관점에서 현재의 증시는 일시적 반등이라고 보고 있다. 스태그플레이션 위험은 여전히 상존하며 미 주택 가격과 소비자 심리지표는 정점을 기록한 후 가파른 조정세를 보인다고 판단하면서다. 또 기업의 이익이 하향 조정돼야 한다고 보고 있다. 이익 전망치는 3분기 실적 시즌인 9~10월에 조정되는데, 이를 감안하면 현재의 밸류에이션이 충분히 낮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배경에서다.
이들 IB는 통화 긴축 기조도 계속될 것이라고 봤다. 시장 참여자들이 대체로 내년 1분기 이후 연방준비제도의 금리 인하를 예상하는 것을 근거로 들면서다. 이 위원은 “과거 미 연준의 통화정책 기조 전환과 예상 경기 경로 개선이 주가 반등의 직접적 배경이었으나 현재 이를 예단하기 이르다”며 “향후 물가 하락세가 부진할 경우 증시는 통화 긴축 충격에 취약하다”고 했다.
이 위원은 “경기 하방 위험이 고조되고 경제 전망의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에서 최근의 반등을 추세적 상승으로 보기에 시기상조라는 시각이 우세하다”며 “올해 위드 코로나,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고강도 통화 긴축 등으로 인한 경기 사이클 전망의 불확실성으로 주요 증시 변곡점에서 IB 투자 의견이 시장을 다소 후행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