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누리는 연말쯤 달 주위를 도는 궤도에 진입한 뒤 내년 1년간 달의 지형과 환경, 자원 등을 조사하게 되는데요. 러시아(구 소련)가 1959년 세계 최초로 달에 무인 우주선을 보내고, 미국이 1969년 인류 최초로 달을 밟을 때만 해도 세계 최빈국이었던 한국이 50여 년 만에 달을 향한 첫 도전에 나서는 것입니다. 다누리는 성공적으로 발사돼 임무를 마칠 수 있을까요?
사실 우리나라에도 발사체가 없는 것은 아닙니다.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KSLV-II)가 6월 발사에 성공했으니까요. 그러나 다누리를 달의 궤도까지 보내기 위해서는 누리호보다 더 높이 쏘아 올릴 수 있는 발사체가 필요합니다. 누리호는 1.5t 정도 무게의 실용위성을 고도 600~800km의 지구 궤도에 쏘아 올릴 수 있습니다. 정부는 2030년에는 누리호 기술을 이용해 만든 차세대 발사체로 달 착륙을 시도할 계획입니다.
현재 다누리는 모든 발사 준비를 완료하고, 팰콘9에 실리기 위해 미 공군기지 내 조립동에서 대기 중입니다. 발사 예비 기간은 지난달 31일부터 9월 9일까지입니다. 이 기간 중 어느 날짜에 발사되더라도 달 궤도 도착일은 12월 16일, 임무 궤도 진입은 12월 31일이 되도록 준비됩니다. 예비 기간 내에만 발사가 이뤄지면 기존 임무 수행 예정 기한에는 큰 영향이 없을 것이란 게 항우연 측의 설명입니다.
다누리는 나비 모양의 궤적을 그리면서 멀리 돌아서 달로 향하게 되는데요. 이 같은 방식을 ‘탄도형 달 전이방식(BLT·Ballistic Lunar Transfer)’이라고 합니다. BLT는 지구, 태양, 달의 중력 특성을 이용해 태양과 지구의 중력이 평형을 이뤄 무중력에 가까운 ‘라그랑주 L1 지점(지구와 150만㎞ 거리)’까지 날아갔다가, 방향을 바꿔 다시 달에 접근해 달 중력장에 포획돼 달 궤도에 진입하는 방식입니다.
BLT 방식을 택한 이유는 연료 소모량을 아껴 최대한 오랫동안 임무를 수행하기 위해서입니다. 천체의 중력을 이용해 추진력과 운동량을 얻기 때문에 연료 소모량을 최소화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과거 달 탐사선 중 1990년 일본의 ‘히텐’과 2011년 미국의 ‘그레일’이 이런 궤적을 그리며 달로 갔습니다.
BLT는 정밀하고 정확한 항법을 요구하기 때문에 기술적으로 매우 어려운 방식인데요. 다누리를 설계하는 과정에서 중량이 원래 목표했던 550㎏에서 678㎏으로 늘면서 연료 소모가 더 많아졌고, 탐사선의 수명이 짧아진다는 문제가 제기됐습니다. 이에 항우연 연구진은 미 항공우주국(NASA)과 논의 끝에 이 같은 방식을 최종 선택했습니다.
다누리에 탑재된 6종의 과학 장비를 통해 달 표면 전체 편광 지도 제작을 비롯해 향후 대한민국 달 착륙 후보지 탐색, 자기장 측정, 달 자원 조사 등 여러 과학 임무 수행하는 게 목표입니다.
특히 달-지구 간 우주인터넷 통신 시험이 세계 최초로 시도되는데요. 우주 인터넷 통신기술을 이용해 메시지·파일·영상 등을 실시간으로 전송하고 스트리밍할 예정입니다. 우주인터넷 기기에는 그룹 방탄소년단(BTS)의 노래 ‘다이너마이트(Dynamite)’가 저장돼있습니다. 만약 통신에 성공한다면 달에서 튼 BTS의 노래가 지구에서 들리게 되는 셈입니다.
다누리 발사가 성공적으로 이뤄진다면 대한민국은 7번째 달 탐사국으로 이름을 올리게 됩니다. 국립과천과학관은 다누리 발사 실황을 5일 오전 7시 45분부터 국립과천과학관 유튜브 채널을 통해 생중계할 예정입니다. 대망의 5일, 대한민국 우주탐사의 역사가 시작될 수 있을지 지켜봐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