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튀르키예(터키) 국방부는 이날 오전 9시 15분경 시에라리온 국적의 화물선 ‘라조니(Razoni)’호가 옥수수 2만6000톤을 싣고 오데사항을 떠나 레바논으로 향했다고 밝혔다. 다른 화물선들도 지난달 22일 이스탄불에서 체결된 합의안에 따라 안전 통로를 통해 라조니호를 따를 예정이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유엔과 튀르키예 중재로 우크라이나 항구 3곳을 개방해 곡물 수출을 재개한다는 합의안에 각각 서명했다. 러시아는 2월 24일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면서 항구를 봉쇄했다. 선박 출항이 가로막혀 2200만 톤에 달하는 곡물이 흑해 항구에 있는 저장고에 쌓이기 시작했다. 우크라이나 대통령실 관계자는 흑해 항구에 총 60만 톤의 화물을 실은 17척의 선박이 정박하고 있다며 이 가운데 16대에 총 58만 톤의 곡물이 실려 있다고 밝혔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곡물 수출 재개에 합의하면서 약 5개월 만에 우크라이나의 곡물, 러시아의 비료 수출에 물꼬가 트였다. 선박이 드나들 수 있는 안전항로를 마련하고, 이스탄불에 공동조정센터(JCC)를 설치해 우크라이나 항구를 입출항하는 선박을 검사하기로 했다. 센터에는 유엔, 러시아, 우크라이나, 튀르키예 대표단이 참여한다.
지난달 러시아는 합의안에 서명한 이튿날 오데사항을 미사일로 공격하면서 수출 재개 가능성에 의구심을 키웠다. 하지만 볼라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러시아의 공격에도 수출 재개 의지를 분명히 밝혔다. 그는 “수백만 톤의 곡물 수출 준비를 마쳤으며 튀르키예와 유엔의 작전 수행을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곡물 수출이 재개되면서 글로벌 곡물 가격이 정상을 되찾아 식량 위기가 완화할 수 있다는 기대가 커지고 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세계 최대 곡물 수출국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