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는 29일(현지시간) 상승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선호하는 물가 지표가 크게 올랐음에도 주요 빅테크 실적 호조에 힘입어 사흘 연속 상승세로 마감했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315.50포인트(0.97%) 상승한 3만2845.13에 마감했다. S&P500지수는 57.86포인트(1.42%) 뛴 4130.29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228.10포인트(1.88%) 오른 1만2390.69에 거래를 마쳤다.
이로써 다우지수는 이번 주에만 3% 가까이 오르며 7월 한 달 6.7% 상승률을 기록하게 됐다. S&P500지수는 이달 들어 9.1% 올랐고, 나스닥은 12.4% 올랐다. 3대 지수 모두 2020년 이후 가장 큰 폭의 상승률이다.
최근 발표된 기업들의 분기 실적이 엇갈리는 모습을 보이긴 했지만 실적발표 기간 초반에 경기 침체 우려 등으로 훨씬 더 비관적일 것이라고 예상했던 것보다는 선방하고 있다는 긍정적 평가가 나오면서 증시에 훈풍을 불어넣었다.
전날 장 마감 후 실적을 발표한 아마존의 주가는 이날 실적 호조에 힘입어 10% 넘게 급등했으며, 애플도 실적 호조에 3.2% 뛰었다. 석유업체 셰브런과 엑손모빌도 실적 호조 영향으로 각각 8.9%, 4.6% 올라 증시 상승세를 견인했다. 다만 인텔은 실적 부진 영향으로 8% 넘게 급락했고, 동영상 스트리밍 업체 로쿠의 주가는 실적 부진과 실적 가이던스 하향 조정 등의 영향으로 23% 넘게 폭락했다.
BMO 웰스 매니지먼트의 영-유 마 수석 투자 전략가는 “시장이 혼재된 실적에 상당히 안도하고 있다”면서 “혼재되지 않고, 일관되게 훨씬 더 부정적일 것이라는 우려가 있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시장 조사업체 팩트셋에 따르면 S&P500지수 편입 기업의 절반 이상이 분기 실적을 발표했으며 이 중 72%가 시장의 기대를 웃도는 실적을 발표했다.
연준의 공격적인 금리 인상에 대한 투자자들의 공포가 다소 완화하기 시작한 것도 증시 상승세에 영향을 미쳤다고 CNBC는 분석했다. 뉴욕 라이프 인베스트먼트의 로렌 굿윈 이코노미스트는 “시장은 경제 성장이 둔화하면 연준이 좀 더 멀리 나가더라도 더 비둘기파적으로 나아갈 것이라는 기대를 하고 있다”라며 “이에 더 낮은 금리에 대한 기대가 주식시장에 약간의 부양 효과를 가져오는 것은 타당해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날 발표된 물가지표는 여전히 오름세를 보였다. 연준이 선호하는 물가지표는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는 지난달 전년 대비 6.8% 상승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1982년 1월 이후 최고치다. 이날 수치는 전달 기록한 6.3%보다 상승 폭이 확대됐고, 전월 대비로도 1.0% 올라 전달 상승률(0.6%)을 웃돌았다.
소비심리지표는 소폭 개선되는 데 그쳤다. 미시간대학이 집계한 소비자심리지수는 7월 51.5를 기록해 사상 최저치였던 6월(50)보다는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