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우리나라 총인구가 저출산과 코로나19의 여파로 관련 통계를 집계한 이래 처음으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할 수 있는 생산연령인구는 줄고, 65세 이상 노인 인구는 늘면서 4명이 노인 1명을 부양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 3가구 중 1가구는 나홀로 사는 1인 가구로 나타났다.
통계청은 28일 발표한 2021년 등록센서스 방식 인구주택총조사 결과에서 지난해 11월 1일 기준 총인구는 5173만8000명으로 전년 대비 0.2%(9만1000명) 감소했다고 밝혔다. 인구가 감소한 것은 대한민국 정부 수립 이후 실시한 1949년 센서스 집계 이후 처음이다.
인구 성장률은 저출산으로 인해 1995년 이후 1% 미만대로 떨어졌고 2020년까지는 플러스(+) 성장을 이어갔지만, 지난해 처음으로 마이너스(-) 인구 성장을 기록했다. 내국인은 5008만8000명으로 전년 대비 0.1%(4만5000명) 감소했고, 외국인도 2.7%(4만6000명) 줄어든 165만 명으로 집계됐다.
이지연 통계청 인구총조사과장은 "인구의 자연감소는 이미 계속되고 있었고, 코로나로 인해 감소 폭은 더 커지고 있던 상황이었다"며 "지난해 코로나 추세가 안정화되면서 내국인들이 외국으로 나가는 경우가 많아졌고, 외국인은 국가 간 이동이 어려워 들어오지 못하는 등 여러 가지 요인이 겹쳤다"고 설명했다.
연령별로 보면 생산연령인구와 유소년 인구는 감소세를 이어갔지만, 고령 인구는 870만 명을 돌파해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5~64세 생산연령인구는 3694만4000명으로 전년 대비 0.9%(34만4000명) 감소했고, 0~14세 유소년 인구는 2.7%(16만7000명) 줄어든 608만7000명으로 나타났다.
반면, 65세 이상 고령 인구는 5.1%(41만9000명) 증가한 870만7000명으로 집계됐다. 특히, 80세 이상의 초고령 인구는 69만3000명으로 6.8%(13만1000명) 늘어났다. 이에 따라 고령 인구가 전체 인구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6.0%에서 16.8%로 올라갔다. 생산연령인구 비율은 71.4%로, 정점을 찍었던 2016년과 비교하면 2.0%포인트(P) 감소했다.
생산연령인구 100명당 부양해야 할 유소년 인구의 부양비는 16.5로 전년 대비 0.3 감소했지만, 노년부양비는 1.3 증가한 23.6이었다. 생산연령인구 4.2명이 노인 1명을 부양해야 한다는 의미다. 유소년 인구 100명에 대한 고령 인구 비율을 의미하는 노령화지수는 2020년 132.5에서 지난해 143.0으로 10.5 증가했다.
향후 인구 전망에 대해 이지연 과장은 "장래인구추계 결과를 보면, 2030년까지 연평균 6만 명가량 마이너스(-)가 계속해서 나타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며 "적어도 외국인의 순유입이 매년 6만 명 이상 더 들어와야만 인구 감소가 제로(0)가 되는 상황이기 때문에, 일시적인 반등은 가능하지만, 장기적인 인구감소 추세를 막기는 어렵지 않을까 판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인구가 감소한 반면, 1인 가구 등이 늘면서 총가구 수는 증가했다. 지난해 11월 1일 기준 총가구는 2202만3000가구로, 전년 대비 2.5%(53만8000가구) 늘었다.
주된 가구 유형은 전체 가구의 33.4%를 차지하고 있는 1인 가구로, 전년 대비 7.9%(52만2000가구) 증가한 716만6000가구로 집계됐다. 1인 가구가 700만 가구를 돌파한 것은 집계 이후 처음이다. 1인 가구의 비중은 31.7%에서 33.4%로 1.7%P 늘었으며, 2000년(15.5%)과 비교하면 두 배 이상으로 비중이 커졌다.
모든 연령대에서 1인 가구 수가 늘어난 가운데, 20대 이하 1인 가구가 19.8%로 가장 많았고, 30대(17.1%), 60대(16.4%) 등이 뒤를 이었다. 60대 1인 가구는 전년 대비 13.2%(13만7000가구) 늘어 연령대 중 전년 대비 가장 많이 증가했다. 80대 이상의 초고령 1인 가구도 1년 전보다 11.4%(5만4000가구) 늘었다.
이지연 과장은 "1인 가구는 지난해 코로나로 인해 집단시설에 계시던 분들이 외부로 나와 분리된 형태들로 계셨기 때문에 많이 증가했다"며 "1인 가구는 예년에는 1년에 4~5%씩 늘어났지만, 지금은 8% 가까이 늘어나고 있기 때문에 증가 폭이 크다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