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분간 물가상승률 6% 상회… 겨울철 에너지 가격 급등 시 물가 고점 미뤄질 수도”
7월 기대인플레 4.7% 역대 최고
“기대인플레이션 안정 없이 긴축 중단하면… 인플레이션 재발로 더 큰 피해”
7월 기대인플레이션율도 역대 최고치를 또 경신하는 등 물가 안정을 위해선 기준 금리 추가 인상이 필요한 상황이다.
서영경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은 27일 “최근 경제·금융 상황을 고려하면 물가안정에 중점을 두고 통화정책을 운용할 필요가 있다”라며 “향후 금리 인상 속도는 점진적인 인상 경로가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다만 “하반기와 내년 경제성장률이 잠재성장률을 소폭 상회하고 물가상승률이 수개월 내 고점을 지나 점차 안정될 것이라는 전망 하에서 그렇다”라는 전제를 달았다.
서영경 금통위원은 이날 오후 2시 서울 중구 부영태평빌딩 1층 컨벤션홀에서 개최한 ‘통화정책 기조 변화 배경과 리스크 요인’이라는 주제의 특별강연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한국은행은 지난해 8월 선제적으로 통화정책 정상화를 시작한 데 이어, 올해 4월 이후 기준금리를 연속 인상하고 7월 빅스텝(0.50%p 인상)을 단행하는 등 긴축 기조에 속도를 냈다.
그 배경에 대해 서 위원은 과도한 물가상승을 첫 번째로 꼽았다. 그는 “과거 금융위기와 달리 코로나19 위기 이후 수요와 공급 간 회복 시차가 길어지고 다수의 공급 충격이 중첩되면서 물가상승이 가속됐다”라고 설명했다. 또 “기대인플레이션의 안착 정도가 약화되면서 임금-물가 간 상호작용, 기업의 생산비용 전가, 소비성향 위축 등의 리스크가 가시화됐다”고 말했다.
서 위원은 물가상승률이 당분간 6%를 웃돌다가 3분기 고점을 보인 후 서서히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그는 “내년에도 수요와 공급 측면의 압력이 지속되면서 3% 이상의 높은 수준을 보일 전망”이라며 “특히 겨울철 에너지 가격이 급등할 경우 물가 고점은 미뤄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향후 정책 방향에 대해선 “기대인플레이션이 안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통화정책 긴축을 중단할 경우 추후에 인플레이션 재발로 더 큰 폭의 금리 인상과 성장 손실이 불가피하다는 역사적 경험을 참고할 필요가 있다”며 물가 안정에 방점을 두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날 한은이 발표한 7월 기대인플레이션율은 4.7%로. 6월(3.9%)보다 0.8%포인트(p) 올랐다. 역대 최고 수치다.
전날 피에르-올리비에르 고린차스 IMF 수석 이코노미스트도 “인플레이션을 중앙은행 목표치로 되돌리는 것이 최우선 과제”라며 “긴축을 미룰 경우 어려움만 가중시킬 뿐”이라고 거듭 강조한 바 있다.
다만 서 위원은 “물가의 상승압력이 지속되는 동시에 성장의 하방압력이 확대되면서 성장과 물가 간 트레이드 오프(상충관계)가 심화한다면 정책 결정에 어려움이 예상된다”라며 “이 경우 현재와 미래의 성장·물가 경로 등을 조심스럽게 점검하면서 적절한 통화정책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