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위법령엔 '치안' 명시 안 돼…위법 지적
입법예고 기간 40일→ 4일 대폭 단축 '졸속 추진' 논란도
행정안전부 내 경찰국 신설을 위한 시행령이 26일 국무회의를 통과했지만 당분간 '위법성', '졸속 추진' 등의 논란에서 자유로울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시행령 공식 취지는 "경찰청에 대한 통솔을 내각인 행안부 장관이 보다 투명하고 민주적으로 관장하기 위한 것"이지만 야권에선 대통령령인 경찰국 신설 관련 직제안의 적법성부터 따져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어서다.
더불어민주당 측은 "국회법 제98조 2항에 따라 법률을 개정하지 않고 대통령령으로 경찰국을 신설하는 것이 위법이라는 점을 지적할 것"이라는 입장이다.
조항에 따르면 해당 상임위원회는 소관 중앙행정기관이 제출한 대통령령의 법률 위반 여부 등을 검토해 해당 대통령령이 법률의 취지에 합치되지 않는다고 판단되면 검토 경과 등을 보고서로 국회의장에게 제출해 본회의 의결로 정부에 보낼 수 있다. 이 경우 정부는 이에 대한 처리 여부를 검토하고 그 결과를 국회에 제출해야 한다.
또 상위 법령인 정부조직법 및 경찰법에는 행안부 장관의 사무 범위에 '치안'이 명시되지 않아 시행령 자체가 위법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해당 시행령을 졸속으로 추진했다는 비판도 거세다. 행안부가 통상 40일인 입법예고 기간을 4일로 대폭 단축해 경찰국 설치를 졸속 추진했다는 것이다.
이수진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국회에서 브리핑을 통해 "많은 우려와 비판에도 불구하고 윤석열 정부가 경찰국 신설 관련 시행령을 의결, 공포한 것은 4일간의 초단기 입법예고 기간에 이어 요식행위로 점철된 시행령 개정 의결"이라며 "상위법 근거도 없는 위법적 결정"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경찰 내부의 이견은 탱크로 짓밟듯 뭉개버리고 한 치의 이견도 용납하지 않겠다는 윤석열 정부의 폭주에 강력한 경고를 보낸다"고 했다.
하지만 행안부는 졸속여부, 적법성 논란 모두 부인하고 있다. 행안부는 설명자료를 통해 "일반적인 법령안 입법예고 기간은 40일이나, 행정기관의 조직과 정원을 규정하는 직제안(대통령령)은 통상적으로 5일 내외로 운영하고 있다"며 "국민의 권리·의무나 일상생활과 직접적으로 관련이 있다고 보기 어렵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상민 행안부 장관 역시 "경찰국 신설이 위법하다는 점에 합리적 명분이나 이유를 단 하나라도 댄다면 즉시 수정하겠다"며 당장 추진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내비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