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닥터 둠’으로 불리는 누리엘 루비니 뉴욕대 교수가 미국 경제가 심각한 경기 침체 위기에 직면해 있다고 거듭 경고했다.
25일(현지시간) 루비니 교수는 블룸버그TV에 출연해 “경기침체가 단기에 얕은 수준에 그칠 것이라는 생각은 완전히 망상”이라면서 “우리가 왜 심각한 경기침체에 빠지고, 심각한 부채·금융위기에 놓이게 될 것인지에 대한 이유는 많다”고 말했다.
그는 그 이유로 팬데믹(전염병 대유행) 이후 막대하게 늘어난 부채비율을 꼽았다. 루비니 교수는 “선진국의 부채 부담이 늘어나고 있는 데다 일부 하위 업종의 부채 부담이 늘어나고 있다”면서 “바로 이것이 1970년대 스태그플레이션과는 또 다른 상황이라고 상황과 다른 점”이라고 말했다. 스태그플레이션은 성장 둔화 속 물가 상승세가 이어지는 현상을 말한다.
루비니 교수는 “1970년대 스태그플레이션 때는 그나마 부채비중이 작았다”면서 “그러나 현재의 스태그플레이션에서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이어진 신용경색과 수요 충격에 따른 저물가나 디플레이션을 한 차례 겪으면서 각국의 부채가 급증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번 스태그플레이션은 공급 충격과 높은 부채비율을 동시에 가지고 있다”면서 “지난 두 번의 경기침체에 우리는 대규모 통화·재정 완화 조처를 했는데, 이번에는 긴축 통화 정책으로 경기 침체에 접어들고 있으며, 재정 측면에서는 부양할 여력이 없다”고 지적했다.
루비니 교수의 경고처럼 일각에서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40년 만에 최고치를 찍은 인플레이션에 대응하기 위해 공격적으로 통화 긴축 정책에 나서면서 경기가 침체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 같은 우려에도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물가 안정 회복에 실패하는 것이 미국이 경기 침체에 빠지는 것보다 더 큰 실수가 될 것이라며 물가 대응에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오는 26~27일에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연준은 6월에 이어 또 한 번 기준금리를 0.75%포인트 인상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