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와 테슬라. 올해 동학개미와 서학개미가 가장 많이 사들인 종목이다. 주가는 나란히 하향 곡선을 그리고 있지만, 이들 종목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주가연계증권(ELS)은 정반대의 상황에 놓였다. 삼성전자 ELS는 원금 손실 사례가 속출하는 반면 테슬라를 비롯한 해외주식 ELS들은 두 자릿수의 기대 수익률을 자랑하고 있어서다.
ELS는 기초자산 가격이 정해진 수준 안에서 움직이면 약속된 수익을 지급하는 ‘중위험 중수익’ 파생상품이다. 그러나 상환 평가일에 기초자산 가격이 녹인 배리어(원금 손실 구간) 아래로 떨어지면 조기 상환에 실패하거나 원금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
최근 삼성전자를 단일 기초자산으로 하는 ELS에서는 원금 손실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2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달 중 만기 상환되는 삼성전자 ELS는 대부분 수익률이 0%거나 최대 20%의 손실이 나는 것으로 파악됐다.
오는 25일 만기 상환되는 ‘삼성증권26482’는 만기 평가 때 기초자산 가격이 100% 미만이면 최대 20%의 손실이 난다. 평가일(19~21일) 평균 종가가 6만 원대 초반에 머물러 있어 원금 손실이 확정됐다. ‘키움증권1629’(27일 만기) 평가 시작일인 이날 기초자산 가격이 이미 최초기준가격(7만9300원)의 80%인 6만3440원을 밑돌고 있다.
이처럼 1년 전 발행된 삼성전자 ELS들은 대부분 최초기준가격이 7만 원대 후반에 형성돼 있고, 최초기준가격의 80%를 원금 손실 기준점으로 삼고 있어 손실은 더욱 불어날 전망이다.
반면 테슬라를 비롯한 해외주식을 기초자산으로 삼는 ELS는 두 자릿수의 기대수익률을 자랑하고 있다.
이달 28일 만기가 돌아오는 ‘키움증권뉴글로벌100조178’은 테슬라와 AMD를 기초자산으로 하는데, 평가일에 모든 기초자산 가격이 최초기준가격의 65% 이상이면 연 19.20%의 수익이 난다. 테슬라와 AMD의 최초기준가격이 각각 649.26달러, 91.21달러이고, 현재 주가는 전날 종가 기준 742.50달러, 89.43달러로 안정적인 수익권 내에 있다.
다음 달 1일 만기 상환되는 ‘키움증권뉴글로벌100조179’ 역시 22.30%의 기대수익률이 점쳐진다. 이 상품은 테슬라와 엔비디아를 기초자산으로 하는데, 최초기준가격이 모두 현재 주가보다 낮거나 비슷한 수준인 데다가 상환 조건 기준이 65%로 설정돼 무리 없이 수익을 낼 전망이다.
테슬라 주가가 여전히 저평가됐다는 판단 아래 고수익 ELS 상품도 등장했다. 지난해 5월 말 출시된 ‘한국투자증권트루15098’은 테슬라를 단일 기초자산으로 하는 1년 만기 상품으로, 만기까지 테슬라 가격이 35% 이상 떨어지지 않으면 연 27.5%의 수익을 지급받을 수 있다.
전문가들은 기초자산 가격이 낮아졌을 때 ELS에 투자하는 게 유리하다고 조언한다. 삼성전자의 경우 1년 전 가격이 고점 수준이었기 때문에 리스크가 커졌다는 분석이다. 테슬라 주가는 1년 전보다 13% 넘게 뛰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최근 글로벌 증시가 바닥을 다지는 양상을 보이는 가운데 기초자산 가격이 일정 수준 이상 떨어지지 않으면 수익이 나는 ELS의 투자 매력이 더욱 커지고 있다”며 “다만 단일 기초자산으로 설계된 ELS는 종목에 따른 변동성이 커 유의해야 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