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국산 전투기 비행 성공, 국방·항공산업 도약 전기

입력 2022-07-21 0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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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산 초음속 전투기 KF-21(보라매) 시제기가 19일 첫 시험비행에 성공했다. 우리나라가 2000년 첨단 전투기 자체 개발에 나서기로 한 지 22년 만이다. 사업 타당성 분석과 탐색개발, 작전요구성능 및 소요량 확정 등을 거쳐 본격적인 체계개발에 들어간 것은 2016년 1월부터다. 1호 시제기가 작년 4월 출고된 이후 그동안 다양한 지상시험이 이뤄졌다. 이번 비행 성공으로 한국은 미국, 러시아, 중국, 일본, 프랑스, 스웨덴, 유럽컨소시엄에 이어 초음속 전투기를 만드는 세계 8번째 국가로 올라서게 됐다.

KF-21은 이날 오후 개발업체인 한국항공우주산업(KAI) 본사 인근의 경남 사천 공군훈련비행단 활주로를 이륙해 33분간 비행하면서 기체 성능을 확인한 후 성공적으로 착륙했다. 최고속도 마하 1.81(시속 2235㎞)로 설계됐지만, 첫 시험비행인 만큼 시속 약 400㎞로 날았다. 우리도 4.5세대 첨단 전투기 개발 능력을 입증함으로써 자주국방력을 강화하고, 항공산업 도약의 전기를 마련한 것이 무엇보다 뜻깊다.

KF-21은 앞으로 2000여 회의 시험비행으로 속도와 기동능력을 단계적으로 높인다. 비행영역을 확장하고 각종 성능을 확인하면서 공대공 및 공대지 미사일 등 무기체계 적합성 점검이 진행된다. 2026년까지 모든 시험을 통과하면 양산에 들어간다. 공군은 2026∼2028년 초도물량 40대에 이어, 2032년까지 추가로 80대를 배치한다는 계획이다.

수많은 난관이 있었다. 모두 9조 원에 가까운 개발비용이 투입되면서 경제적 타당성 논란으로 사업중단 위기를 맞았고, 특히 미국이 핵심장비인 전자주사식 위상배열 레이더(ASEA), 적외선 추적장치(IRST), 전자광학 표적 추적장치(EO TGP), 전자파 방해장비 등의 기술이전을 거부했다. 결국 독자개발에 도전해 대부분 장비 및 시스템을 국산화하는 성과를 거뒀다. KF-21 개발사업에는 200곳 이상의 국내업체가 참여하고 있다. 양산단계에 들어가면 막대한 생산유발과 기술적 파급효과가 예상된다.

우리는 2002년 고등훈련기인 T-50을 자체 개발해 인도네시아, 이라크, 필리핀, 태국 등에 30억 달러 이상 수출했다. KF-21이 5세대 스텔스기에 비해 성능은 다소 떨어지지만, 가격과 유지·보수비용 측면에서 충분히 경쟁력을 확보해 우리 방산 수출의 새로운 주력이 될 것이라는 기대도 크다.

아직 갈 길은 멀다. 수많은 시험비행의 반복을 통해 내구성과 기능별 성능 및 기체 전체의 성능 검증, 잠정전투용 적합 판정 등의 단계에서 조금의 차질도 빚어지지 않아야 비로소 완전한 국산 초음속 전투기 개발이 성공한다. 공동개발국인 인도네시아가 분담금 1조7000억 원 가운데 8000억 원가량을 계속 연체하면서 별로 납부 의지를 보이지 않고 있는 문제도 해결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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