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 이른 무더위가 찾아오면서 냉방 가전의 판매가 늘고 있다. 예년보다 일찍 찾아온 불볕더위와 펜데믹 속에서 억눌렸던 소비 욕구를 소비로 해소하면서 수요가 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반면 엔데믹이 이후 야외 활동에 나선 수요자도 늘면서 TV 수요는 급격히 줄고 있다.
10일 전자랜드에 따르면, 지난달 20일부터 이달 3일까지 가전 판매량을 조사한 결과 제습기 판매량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58% 급증했다. 장마가 시작됨과 동시에 습한 날씨가 이어져 실내 환경을 쾌적하게 만들기 위한 소비가 증가한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소형 냉방 가전의 판매가 늘었다. 선풍기·이동식 에어컨의 판매량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69%, 34% 증가했다. 불볕더위와 열대야로 급하게 냉방 가전이 필요한 소비자들의 구매가 증가한 것이다.
전자랜드는 여름철 서브 가전이 메인 가전 위치까지 떠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에어컨 외에 제습 기능이 특화된 제습기와 자유로운 배치가 가능한 소형 냉방 가전을 찾는 소비가 늘고 있다는 설명이다. 또 최근 사회 전반적인 물가 상승의 영향으로 소비자들이 비교적 저렴한 가격으로 필요한 기능을 수행할 수 있는 소형 가전들을 찾는 것이다.
반면, 경기침체에 따른 소비 위축과 야외 활동이 늘어나면서 TV 판매는 위축됐다.
이베스트투자증권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2분기 영상디스플레이(VD) 부문 TV 판매량은 1분기 대비 15% 감소한 것으로 추정했다. 이는 물가 상승과 고금리로 가계의 실질 소득이 줄면서 IT 수요가 빠르게 위축된 데 따른 것이다. LG전자도 TV 판매 부진이 2분기 실적 악화의 주된 원인으로 꼽힌다.
우선 '펜트업'(pent-up·억눌렸던 소비가 폭발하는 현상) 소비가 꺾인 데다 경기 둔화에 따라 소비 심리도 위축되면서 시장 수요가 감소했다는 게 업계 시각이다. 또 원자재 가격과 물류비용도 상승하면서 수익성도 악화한 것으로 분석된다.
하반기엔 거시경제의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TV 수요는 더 위축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다만 70인치 이상 초대형 TV 시장은 매출 비중이 사상 처음으로 20%를 돌파할 것으로 예상돼 전자업계에서도 프리미엄 제품 비중을 확대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