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강호가 남우주연상을 수상한 것에도 설왕설래가 있었다. 그러나 ‘브로커’가 송강호의 최고작이라기보다는 그간 축적되어온 훌륭한 여러 작품에 대한 칸의 헌사가 아니었겠냐 싶다. 어눌한 말투와 무표정한 얼굴, 잘 생겼다고 말하기는 어려운(미안합니다, 송 배우님) 그가 한국에서 초대박의 바로미터인 천만영화 배우로 7번이나 등극하였고 칸 경쟁 부문에만 4회 초청되어 한국 배우로는 최다 초청 기록을 세운 것에 대한 예우 차원으로 풀이된다.
반면 고레에다 감독은 이미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로 ‘칸의 남자’가 되었다. 사회에서 소외되어 온 사람들에 대해 그 특유의 따뜻한 시각과 냉철한 통찰력으로 작품세계를 구축한 그는 이번에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배우와 손잡고 영화를 찍어 바야흐로 동아시아 영화 공동제작의 성공 가능성을 한층 높여주었고, 언어와 문화의 차이는 서로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로 충분히 극복될 수 있음을 보여주었다.
‘브로커’는 베이비박스를 둘러싸고 벌어지는 다양한 인물들의 이야기를 작은 로드무비 형식으로 그려냈다. 아기를 몰래 데려온 상현(송강호)과 동수(강동원)는 아기를 다시 찾으러 온 엄마 소영(이지은)과 함께 아기의 새로운 부모를 찾아 나서며 서로의 사연을 나누고 아픔을 공유한다. 그래서 모두 종국에는 그렇게 ‘어머니’가 되어감을 보여준다. 비밀스런 사연을 갖고 있는 소영 역을 섬세한 연기로 표현하며 다층적인 캐릭터를 보여준 가수 아이유의 성장이 특히 대견하다.
혹시 독자 중에 고레에다 감독의 전작(‘어느 가족’ ‘태풍이 지나가고’ ‘아무도 모른다’)들을 찾아보았다면 그가 가족이라는 관계에 얼마나 천착했는지 알 수 있을 것이다. 그가 주는 일관된 메시지는 우리 모두가 소중한 존재이며 삶은 살아갈 가치가 있음을 전해준다. 이번 영화에는 “태어나줘서 고마워…” 라는 대사를 직접적이고 반복적으로 배우들이 말하게 한다. 감독이 우리 모두에게 가장 하고 싶은 말일 게다.박준영 크로스컬처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