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이투데이가 자산 규모 상위 5개 저축은행(SBIㆍOKㆍ한국투자ㆍ웰컴ㆍ페퍼) 공시를 분석한 결과 올해 3월 말 기준 5개사의 부동산 PF 대출 잔액은 2조6295억 원으로 지난해 9월 대비 22.95% 증가했다. 이는 3년 전인 2019년보다 81.43% 늘어난 규모다.
은행별로는 OK저축은행이 9429억 원으로 가장 많다. 5년 전과 비교하면 5배가 넘게 늘었다. 5년 전보다 PF대출이 가장 크게 증가한 곳은 웰컴저축은행이다. 2017년 83억 원에 그쳤지만, 올해 3월 5725억 원으로 무려 70배에 가깝게 규모가 불어났다.
저축은행 부동산 PF 대출은 2011년 ‘저축은행 사태’ 이후 주춤했다가 2014년을 기점으로 해마다 늘고 있다.
금감원은 저축은행과의 간담회를 앞두고 부동산 PF 대출을 면밀히 들여다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복현 금감원장은 지난 5일 열린 여신업계와 간담회에서 부동산 가격하락 등 시장악화에 대비해 부동산PF 대출 조사를 예고했다.
이 원장은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대출 전수검사에도 나서겠다"며 "사업장별 리스크를 점검을 하고, 신규 기업 여신 실행과 관련된 관리 방안 등을 종합적으로 발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부동산 업종을 중심으로 기업대출이 크게 증가해 고유업무 자산을 초과했는데, 관련해 리스크가 없는지 살펴보겠다는 뜻이다.
저축은행 관계자는 "금감원이 최근 일부 저축은행 PF가 급증한 부분에 대해 예민하게 생각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업계에서 금리 인상, 경기불황 등으로 부동산 경기가 위축되기 시작했다고 보는데, 금융사들이 PF를 지속적으로 늘리면 부동산 경기가 침체기에 연쇄 부실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이 원장은 8일 저축은행 CEO들과 간담회를 연다. 은행, 금융연구기관장, 증권, 보험, 여전업계와의 회동 이후 릴레이 간담회를 마무리 짓는 자리다. 앞서 열린 타 금융권 CEO들과의 회동에서 잇단 경고성 메시지를 던진 만큼 저축은행 업권도 긴장을 늦추지 않고 있다.
저축은행은 간담회를 앞두고 수신금리 높이는 등 사전 대응에 나선 상황이다. SBI저축은행은 이달 1일부터 사이다뱅크 입출금통장 기본금리를 연 1.6%에서 2.2%로 0.6%포인트(p) 인상, OK저축은행은 수시입출식 보통예금 'OK읏통장'의 최고 금리를 연 1.2%에서 3%로 높였다. 웰컴저축은행은 '웰컴 직장인사랑 보통예금' 기본 금리를 연 0.5%에서 1.5%까지 올렸다. 모아저축은행도 수신금리를 0.3%p 인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