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물가가 급등하면서 정부가 벌써부터 추석을 대비한 수급 관리에 나선다. 평소보다 빠른 추석에 성수품 관리도 서두르겠다는 것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6월 소비자물가지수는 108.22(2020=100)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6.0% 상승했다. 물가상승률이 6%대를 찍은 건 1998년 11월 6.8% 이후 23년 7개월 만이다.
석유류 등 공업제품과 개인서비스가 큰 폭으로 오르면서 물가 상승세를 이끌었지만 추석을 앞두고 농축수산물 등 성수품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이에 농림축산식품부는 추석 성수품 수급협의체를 이달 1일부터 추석 전인 9월 9일까지 운영한다고 밝혔다. 농식품부는 평소 추석 한달 정도 전에 성수품 공급계획을 내놨다. 지난해는 9월 21일 추석을 앞두고 8월 26일 공급계획을 발표했다. 하지만 올해는 이례적으로 두 달 이상 앞서 계획을 내놓은 것이다.
올해 추석이 9월 초로 예년보다 빠른 것도 있지만 최근 고물가 상황이 이어지면서 정부 차원에서 물가를 관리하겠다는 의지가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김인중 농식품부 차관은 지난달 29일 주재한 '제2차 농식품 수급상황 확대 점검회의'에서 "비교적 안정세를 유지하던 농축산물 물가도 채소류 재배면적 감소, 시설채소 일조량 부족, 축산물 수요 증가 등 영향으로 상승세로 전환되고 있다"며 "소비자 못지않게 농민, 식품·외식 업체 어려움도 커지는 만큼 7월 말에 '10대 추석 성수품 수급안정대책'을 마련해 추석 전까지 집중관리해나가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이달 1일부터는 농촌진흥청, 지방자치단체,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농협 등이 참여하는 '주요 노지밭작물 작황관리팀'도 가동한다.
정부가 물가 잡기에 전력을 쏟는 반면 현지에서는 자칫 농산물 가격이 떨어지는 역효과가 나타날지를 우려하고 있다. 농업계 관계자는 "농민들도 가격 급등을 원하는 것은 아니라 안정적인 관리가 되길 바란다"며 "물가 안정도 중요하지만 농가소득에 대한 논의도 필요하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