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가양역 인근에서 행방불명된 김가을 씨가 실종 당일 119에 친언니 구조 요청을 했다는 것에 대해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가 “굉장히 큰 의문”이라고 말했다.
이 교수는 5일 KBS 뉴스에 출연해 “이 사건은 굉장히 많은 사람의 주의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며 “젊은 여성이 갑자기 어느 날 증발해 일주일 가까이 연락이 안 될 가능성이 있다는 게 제일 큰 문제로 보인다”고 했다.
서울 강서경찰서 실종수사팀은 통신 내역과 CCTV 등을 확인하며 지난달 27일 서울 강서구 가양역 인근에서 실종된 김 씨를 추적하고 있다. 현재까지 범죄 피해 정황은 발견되지 않았다.
실종 당일 김 씨는 퇴근 후 미용실에 다녀온다고 했으며, 오후 9시쯤 자신의 SNS에 인증 사진과 함께 “파마하자마자 비바람 맞고 13만 원 증발. 역시 강남은 눈 뜨고 코 베이는 동네”라는 글을 게재했다. 30분 후 언니, 친구들과 연락이 두절됐다. 이후 그날 밤 11시쯤 김 씨 친언니 자택에 119가 신고를 받고 출동했다. 김 씨 언니는 “동생이 ‘언니가 쓰러질 것 같다’며 신고했다더라. 구급대원은 (제가) 괜찮다는 것을 확인하고 갔다”고 설명했다.
실종 당일 김 씨의 행적을 본 이 교수는 김 씨 언니의 집에 119가 출동한 것을 두고 “그 전화가 굉장히 특이한 전화”라고 짚었다.
이 교수는 “보통 119에 신고를 하면 내가 어떤 도움이 필요할 때 신고하지 않나. 그런데 그게 아니고 본인은 아직 집에 안 갔는데 집에 있는 언니를 도와달라고 김 씨가 전화를 했다는 것”이라며 “‘언니가 아프다’, ‘언니가 쓰러질 것 같다’는 구조를 김 씨가 요청했는데, 사실 언니는 쓰러질 만한 상황에 놓여 있지 않았고 그냥 집에 있었는데 119가 갑자기 들이닥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후 신고 전화를 한 동생이 귀가를 하지 않은 채 연락이 두절됐다”며 “이 대목이 굉장히 큰 의문을 유발한다. 예컨대 자발적인 가출 같으면 굳이 119가 등장해야 할 이유가 사실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김 씨가) 머리를 하고 다시 가양역으로 돌아온 다음에 증발한 것으로 추정된다”며 “어떤 경위로 이런 상황이 전개됐는지, 119엔 왜 전화를 했는지, 119에 전화한 사람은 김 씨가 맞는지 이것도 모두 확인이 아직 안 되는 상황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후 김 씨의 언니는 5일 밤 SNS를 통해 “119에 신고한 사람은 제 동생이 맞는 것으로 오늘 최종 확인하고 왔다”고 전했다.
김 씨는 키 163㎝, 마른 체격에 쇼트커트 헤어스타일을 하고 있다. 또 왼쪽 팔에는 타투도 있다고 한다. 외출 당시 베이지색 셔츠와 검은색 바지를 입고 레인부츠를 신고 있었다. 김 씨를 발견했거나 관련 상황을 알고 있으면 실종자 가족 연락처나 경찰에 제보하면 된다.
한편 김 씨의 언니는 “언론에 보도되고 소셜미디어에 퍼질수록 동생을 더 빨리 찾을 수 있다는 마음에 제 번호까지 걸고 전단을 만들었다”며 “전화 걸고 바로 끊어버리시는 분들, 혹은 아무 말 없이 계속 전화하시는 분들, 발신 번호 제한으로 전화했다 끊었다 하시는 분들 등 중요한 제보가 아니면 삼가셨으면 좋겠다. 어떤 분에겐 한 번이겠지만 제겐 수십 통의 전화고 이로 인해 소중한 제보를 놓칠 수 있으니 부탁드린다”고 호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