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버(개인 영상 창작자)는 초등학생의 ‘장래희망 4위’를 차지할 정도로 유망 직업으로 떠올랐다. 유명세와 부(富)를 동시에 거머쥘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내로라하는 유튜브 스타라 해도 순간의 실수로 눈 깜짝할 사이에 나락으로 떨어질 수 있다.
미국 경제지 포브스가 올해 초 발표한 ‘2021년 세계에서 가장 많은 돈을 번 유튜버’ 조사 결과를 보면 ‘미스터 비스트’라는 채널을 운영하는 지미 도널드슨은 2021년 한 해에만 5400만 달러(약 641억 원)를 벌었다. 역대 유튜버 수입 가운데 최고 수준이다. 월급으로 따지면 한 달에 50억 원이 넘는다. 하루에 1억6000만 원을 번 셈이다. 이 유튜버가 주로 찍는 영상은 실험적 성격이 강한 체험형 콘텐츠다. 올 초에는 넷플릭스의 흥행작 ‘오징어 게임’의 실사판 영상을 공개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최근 유튜브 구독자 수 120만 명이 넘는 채널 ‘숏박스’는 월수입 50만 원이 안 됐던 수준에서 유명세를 탄 이후 추정 수익이 50배가량 늘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계산하면 월 2500만 원이다.
650만 명의 구독자 수를 가진 먹방 유튜버 쯔양은 올해 3월 채널 총 조회 수가 10억 회를 넘었다고 공개했다. 조회 수 1건당 수입은 4~5원으로 알려져 있는데, 10억 회이면 50억 원 정도로 추산된다.
2019년에는 여섯 살이던 이보람 양의 유튜브 채널 ‘보람튜브’가 인기를 얻으면서 그의 가족 회사가 강남구 청담동에 95억 원의 건물을 매입한 사실이 화제가 됐다.
유튜브 채널 운영에 따른 엄청난 수익만 보면 누구나 ‘유튜브나 해볼까’라고 솔깃해질 수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유튜브 채널 수익이 직장인 연봉보다 월등한 것은 아니다. 오히려 그보다 못 할 수도 있다.
양경숙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올해 2월 국세청으로부터 받아 공개한 ‘미디어 콘텐츠 창작자 소득신고액 현황’에 따르면 2020년에 소득을 신고한 유튜버·BJ 등 1인 미디어 콘텐츠 창작자는 총 2만756명으로, 2019년(2776명) 대비 약 7배 늘어났다. 이들이 신고한 세전 소득은 총 4520억8100만 원으로, 전년 875억1100만 원에서 약 5배 증가했다.
유튜버·BJ 활동을 하는 사람이 크게 늘었지만 이 가운데 높은 소득을 챙기는 이는 극소수였다. 실제 소득 상위 1%인 유튜버·BJ 등 207명의 소득은 전체의 26%(1161억4900만 원)였다. 한 명이 매달 소득으로 가져간 평균 세전 수입만 4675만 원에 달했다. 또 소득 상위 10%에 드는 2075명의 소득은 전체의 72%(3239억8300만 원)를 차지했고 이들은 인당 월평균 1301만 원을 벌어들였다.
연령대별 소득 신고한 인원·수입금액은 △10·20대가 1만1827명·2242억7000만 원 △30대가 6017명·1747억9500만 원 △40대가 1897명·354억3900만 원 △50대는 715명·96억2100만 원 △60대는 252명·66억3400만 원 △70대 이상은 48명·13억2400만 원 순이었다. 월평균 소득 금액은 △30대가 242만 원 △70대 이상이 233만 원 △60대 이상이 217만 원 △10·20대는 158만 원 △40대는 158만 원 △50대는 117만 원 등 순으로 많았다.
30대 유튜버의 평균 소득은 연봉으로 환산하면 2904만 원이다. 이는 대졸 정규직 신입사원 평균 연봉 3391만 원(2020년 한국경영자총협회 자료 기준)보다 낮은 수준이다.
인기 유튜버 ‘박막례 할머니’의 채널 구독자 수는 지난 주말 간 3만 명가량 줄었다. 박막례 할머니의 손녀이자 채널 운영자인 김유라(유라PD) 씨 예비 남편의 과거 소셜미디어 글 등을 둘러싼 논란이 불거진 탓이다.
김 씨의 남자친구인 의류업체 대표 A 씨가 제작한 티셔츠와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올린 글이 문제가 됐다. A 씨는 2015년 다른 작가와 컬래보레이션을 통해 제작한 ‘fuxxxxx summer’ 시리즈에서 집단 성폭행을 연상시키는 선정적인 일러스트를 썼다. 자신의 인스타그램에는 신체 일부분이 노출된 여성 아이돌과 모델 사진 등을 올리기도 했다.
이 같은 사실에 박막례 할머니 채널의 주 구독층이었던 20·30 여성들은 실망했고, 구독 취소로 이어졌다. 박막례 할머니 유튜브 채널은 1일까지 구독자 수 136만 명을 기록하고 있었으나, 4일 오전 7시 기준 133만 명으로 줄었다.
스타일리스트 한혜연은 유튜브의 ‘내 돈 내 산(내가 돈 주고 내가 산)’ 코너에서 협찬 상품의 후기를 올렸다가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논란 이후 일주일 만에 구독자 수는 86만명에서 79만명으로 7만여 명 감소한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