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소비재 수요 냉각...경기침체 앞당기나

입력 2022-07-03 15:26 수정 2022-07-03 1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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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5월 개인소비지출, 올 들어 가장 부진
유로존 소비, 향후 3개월간 감소 전망
수요 줄면서 공장 신규주문도 위축
“과한 소비 위축은 경기 침체 앞당길 수밖에”

▲사진은 미국 일리노이주 샴버그의 한 쇼핑몰에서 지난달 30일(현지시간) 소비자가 가격을 확인하고 있다. 샴버그/AP뉴시스
▲사진은 미국 일리노이주 샴버그의 한 쇼핑몰에서 지난달 30일(현지시간) 소비자가 가격을 확인하고 있다. 샴버그/AP뉴시스

전 세계적으로 소비재 수요가 위축되고 있다는 신호가 감지되면서 경기침체가 앞당겨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 이후 폭발했던 수요가 인플레이션기준금리 인상 등의 여파로 다시 붕괴될 수 있다고 2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경고했다.

미국 소비자들은 치솟는 물가로 최근 주춤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미 상무부에 따르면 미국의 5월 개인소비지출(PCE)은 전월 대비 0.2% 증가에 그쳐 올해 들어 가장 낮은 월별 증가세를 기록했다. 물가가 오르면서 내구재를 비롯한 상품 지출이 줄어든 결과다.

유럽도 마찬가지다. UBS 이코노미스트들은 물가상승에 대한 부담으로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의 소비지출이 앞으로 9월까지 3개월간 소폭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6월 유로존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동월 대비 8.6% 올라 사상 최고 상승폭을 기록했다.

단기적 수요 감소는 인플레이션 완화에 도움이 된다. 그러나 수요가 회복되지 못하면 경기침체가 불가피하다. 커트 랜킨 PNC파이낸셜서비스그룹 선임 이코노미스트는 “수요가 줄면 인플레이션 압박도 줄어 기준금리 인상 속도 조절에 도움이 될 수는 있지만, 그 이상으로 수요가 위축되면 기업이 생산을 줄이고, 직원을 해고해 경제를 침체에 빠뜨릴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수요 감소는 세계 각지 공장의 신규 수주 위축으로도 드러나고 있다.

미국 공급관리협회(ISM)가 발표한 6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53.0으로 2년 만에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ISM은 고객 수요가 약해지면서 2년 만에 신규 주문이 줄어든 것이 전체 PMI 부진으로 이어졌다고 분석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글로벌에 따르면 유럽 공장들도 비슷한 상황이다. 6월 유로존 제조업 PMI 확정치는 52.1로 2020년 8월 이후 22개월래 최저치를 기록했다. 5월 이후 가파르게 감소하는 신규 수주량을 고려할 때 이 지수가 더 급격히 하락할 수 있다고 S&P는 내다봤다.

아시아에서 해외 주문량 감소도 두드러졌다. WSJ에 따르면 한국의 6월 수출 증가세는 급격히 둔화했으며 베트남은 5월에 이어 두 달 연속 수출이 줄었다. 대만의 6월 제조업 활동도 위축된 것으로 나타났는데, 그중 수출 주문량은 2년 만에 가장 가파르게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문제는 수요를 위축시키는 요인인 물가상승이 쉽게 잡히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이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세계 에너지, 식량 인플레이션을 부추기는 가장 핵심 요인인 만큼 해당 상황이 지속되는 한 물가도 안정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지난해 초만 해도 단기적인 물가상승일 것으로 예상했던 각국 중앙은행 수장들도 이제는 기준금리 인상 가속화 등 물가 안정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은 지난달 29일 포르투갈 신트라에서 열린 유럽중앙은행(ECB) 연례 정책 포럼에서 “정책 입안자들이 공급이 수요를 따라잡을 수 있도록 (금리를 인상해) 소비를 억제할 필요가 있다”며 인플레이션 완화 의지를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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