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크래커] "논에 푼 가재가 익었다?"…장마 가고 더한 놈이 온다

입력 2022-07-01 15:34 수정 2022-07-08 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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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주일간 이어진 장마가 잠시 소강상태에 들었습니다. 전국 곳곳에 기록적인 폭우가 쏟아져 피해가 속출하던 중 비가 그친 터라 고비는 넘겼다는 분위기인데요. 긴장을 놓칠 수는 없는 상황입니다.

장마 다음에는 예년보다 심한 ‘폭염’이 기다리고 있기 때문입니다. 일본과 중국 등 주변국들은 우리보다 먼저 폭염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고 하는데요. 얼마나 큰 더위 폭탄이 찾아올 지 벌써 우려가 됩니다

때이른 무더위에 ‘펄펄’ 끓는 일본

▲28일(현지시각) 폭염이 강타한 일본 도쿄의 한 거리에서 시민이 얼굴의 땀을 닦으며 거리를 걷고 있다. (도쿄/REUTERS연합뉴스)
▲28일(현지시각) 폭염이 강타한 일본 도쿄의 한 거리에서 시민이 얼굴의 땀을 닦으며 거리를 걷고 있다. (도쿄/REUTERS연합뉴스)
일본은 한국보다 일찍 장마가 끝났습니다. 지난달 27일 일본 기상청은 도쿄 주변 지역의 장마가 끝났다고 발표했습니다. 통상 6월 내내 장마철인 일본 특성상 평년보다 22일이나 일찍 장맛비가 그친 것인데요. 1951년 이후 가장 빨리 끝난 장마라고 합니다.

그래서인지 일본은 현재 최악의 폭염을 겪고 있습니다. 지난달 30일 일본 기상청과 아사히 신문 등에 따르면 이날 낮 일본 도쿄 도심은 36.4도까지 올랐습니다. 도쿄 도심 기온이 35도를 넘은 것은 기상 관측 통계 집계가 시작된 1875년 이래 가장 이른 기록입니다. 그야말로 때이른 무더위가 찾아온 것이죠.

이는 다시 말하면 도쿄의 6월 기록 중 역대 최고 기온으로, 147년 만에 가장 높은 수치이기도 합니다. 이전 기록은 2005년 36.2도와 지난달 26일 36.2도였습니다.

일본 기상청은 “도쿄 기온이 6일 연속 35도 이상으로 측정된 건 6월 관측 사상 처음”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앞서 도쿄 인근의 군마현에서도 일본 기상 관측 사상 처음으로 6월에 40도 이상의 고온이 측정됐습니다. 25일 군마현 이사세키시의 낮 최고 기온은 40.2도를 기록한 것인데요.

폭염 때문에 열사병 사례도 급증하고 있습니다. NHK는 도쿄에서 폭염으로 인한 온열 질환으로 병원에 이송된 환자가 28일 224명, 29일 215명 발생했다고 보도했습니다.

▲빨갛게 익은 가재가 논 위에 떠있다. (출처= 트위터)
▲빨갛게 익은 가재가 논 위에 떠있다. (출처= 트위터)
트위터에는 무더위로 논에 풀어 놓은 가재가 익어버렸다는 글도 올라왔습니다. 한 트위터 이용자는 “얼마나 더웠는지 익은 가재가 논에 떠있다”며 붉게 익은 가재 사진을 공유해 화제가 되기도 했습니다. 이 트위터의 진위 여부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지만, 일본의 무더위가 얼마나 심한 지는 짐작할 수 있죠.

▲30일 도쿄 도청 직원들이 폭염으로 인한 전력난을 우려해 전등을 끈 채 일하고 있다.(도쿄/REUTERS연합뉴스)
▲30일 도쿄 도청 직원들이 폭염으로 인한 전력난을 우려해 전등을 끈 채 일하고 있다.(도쿄/REUTERS연합뉴스)
일본 당국은 설상가상으로 폭염에 따른 전력난도 우려하고 있습니다. 짧은 장마로 수력발전소가 직격탄을 맞았는데 폭염이 이어져 전력 수요가 폭등했기 때문입니다.

이에 일본 경제산업성은 올해 5월 신설된 ‘전력수급 핍박주의보’를 처음으로 발령했습니다. 주의보는 전력예비율이 5% 밑으로 떨어질 것으로 예상될 때 발령합니다.

45도 ‘찜통더위’ 중국

숨 막히는 더위는 중국도 마찬가지입니다.

지난달 29일 중국 기상대에 따르면 6월 13일 이후 허난, 산둥, 쓰촨 등 중·남부와 서부 지역의 낮 최고 기온은 연일 40도를 오르내리고 있습니다. 심지어 지난달 20일 신장 투루판은 45도까지 올랐습니다. 허난과 허베이성 여러 도시의 낮 최고 기온도 43∼44도를 기록했습니다.

40도에 육박하는 때이른 폭염에 중국은 주민에게 외출 자제령을 내린 상황입니다. 심지어 베이징시간에 따르면 21일 중국 허난성 푸양의 한 아파트 단지는 ‘인공 강우’ 모드를 가동했습니다.

▲21일 중국 허난성 푸양의 한 아파트 단지가 물을 뿌리고 있다. (출처= 트위터)
▲21일 중국 허난성 푸양의 한 아파트 단지가 물을 뿌리고 있다. (출처= 트위터)
SNS에 공개된 영상에 따르면 해당 아파트는 옥상에서 마치 ‘인공 비’와 비슷한 형태로 물을 뿌리고 있는데요. 조금이라도 온도를 낮추기 위해서라고 합니다.

중국도 폭염에 6월 전력 사용량이 사상 최대를 기록하며 전력난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냉방기 사용으로 허베이와 산둥, 허난 등 중국 7개 지역의 전력 사용량은 6월 기준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게다가 코로나 19 진정으로 전력 사용량이 더욱 급증하자 중국의 일부 지방 정부들은 전력 소비가 많은 일부 업체들을 겨냥해 산업용 전기요금을 인상하기도 했습니다.

우리나라도 장마 주춤하니 ‘불볕더위’

▲(연합뉴스)
▲(연합뉴스)
일본과 중국처럼 우리나라도 폭염을 피해갈 수 없을 것으로 보입니다.

최근 분위기만 봐도 그렇습니다. 장마 영향권에 들어가지 않은 지역들이 벌써 폭염에 시달리고 있는데요. 제주지방기상청에 따르면 지난달 제주의 폭염일수(일 최고기온 33도 이상인 날)는 5일로 집계됐습니다. 이는 1923년 제주 기상관측 시작 이래 가장 많습니다.

심지어 지난 23일 낮 최고 기온이 33.4도를 기록해 올해 첫 폭염이 발생한 데 이어 26일부터 29일까지 나흘 연속 폭염이 기승을 부렸습니다. 26일에는 낮 최고기온이 34.4도로, 6월 기록으로는 역대 3위 값을 경신하기도 했습니다.

특히 정체전선(장마전선)이 북쪽으로 이동하면서 이번 주말에는 전국이 폭염에 시달릴 것으로 보입니다. 이에 기상청은 1일 오전 11시를 기준으로 서울과 경기도 31개 시·군에 폭염주의보를 발령했습니다. 경북 안동과 상주, 구미 등에는 이미 폭염경보가 발령 중입니다. 폭염주의보는 낮 최고 체감온도가 이틀 이상 33도 이상일 때 내려집니다.

기상청은 “1일부터 일부 중부지방에도 낮 기온이 올라 폭염특보가 확대되거나 강화되는 곳이 있겠다”며 “온열질환 발생 가능성이 크니 수분과 염분을 충분히 섭취하고, 가장 무더운 시간인 12~17시에는 야외 활동을 자제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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