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운드리 1등 기술 확보한 삼성전자…TSMC 따돌릴 '기술 초격차' 속도

입력 2022-06-30 17:05 수정 2022-06-30 1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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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 세계 최초 GAA 기반 3나노 양산
과감한 투자ㆍ노력으로 4년 만에 결실
초격차 기술 확보해 TSMC 추격 속도
“높은 수율로 파운드리 고객 확보해야”

▲3나노 파운드리 양산에 참여한 파운드리사업부, 반도체연구소, 글로벌 제조&인프라총괄 주역들이 손가락으로 3을 가리키며 3나노 파운드리 양산을 축하하고 있다. (사진제공=삼성전자)
▲3나노 파운드리 양산에 참여한 파운드리사업부, 반도체연구소, 글로벌 제조&인프라총괄 주역들이 손가락으로 3을 가리키며 3나노 파운드리 양산을 축하하고 있다. (사진제공=삼성전자)

삼성전자가 세계 최초로 3nm(나노미터ㆍ10억분의 1m)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공정 기반의 반도체 양산에 돌입했다. 난도가 가장 높은 선단 제품을 만들 ‘초격차 기술’을 확보한 만큼 파운드리 업계 1위인 대만 TSMC와의 점유율 격차가 줄고, 시스템반도체에서 확실한 존재감을 드러낼 것이라는 전망이다.

30일 최시영 삼성전자 사장(파운드리사업부장)은 “이번에 MBCFET GAA기술을 적용한 3나노 공정의 파운드리 서비스를 세계 최초로 제공하게 됐다”고 밝혔다.

그간 삼성전자가 파운드리 업계 최초로 하이-케이 메탈 게이트(High-K Metal Gate), 핀펫(FinFET), EUV 등의 신기술을 도입하고 초미세 공정(나노)을 위한 노력이 마침내 결실을 맺었다는 평가다.

거듭 자신감 드러낸 삼성전자…초격차 기술로 TSMC 추격

▲2019년 4월 시스템반도체 비전 선포식에서 반도체 비전 2030을 발표하는 이재용 부회장(오른쪽). ‘시스템반도체 비전 2030’은 삼성전자가 시스템반도체에서 세계 1위를 달성하겠다는 계획을 담고 있다. (사진제공=삼성전자)
▲2019년 4월 시스템반도체 비전 선포식에서 반도체 비전 2030을 발표하는 이재용 부회장(오른쪽). ‘시스템반도체 비전 2030’은 삼성전자가 시스템반도체에서 세계 1위를 달성하겠다는 계획을 담고 있다. (사진제공=삼성전자)

이번 3나노 양산은 지난 2018년 파운드리 포럼에서 처음 ‘3나노 기술개발 로드맵’을 밝힌 지 4년 만에 이뤄낸 성과로 최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거듭 강조한 ‘기술 리더십’을 파운드리 부문에서 갖추게 됐다. 이에 따라 파운드리와 시스템반도체 부진 등 업계 우려를 불식시킴과 동시에 ‘2030 시스템반도체 1위’ 비전 달성도 가속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앞서 일각에서는 수율 부족 문제로 3나노 양산의 무산 가능성을 제기한 바 있다. 하지만 삼성전자는 지난 4월 1분기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 이어 지난달에도 꾸준히 3나노 양산에 대한 자신감을 나타내왔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GAA 기반 3나노’라는 미지의 세계에 도전해 양산에 성공한 것은 다른 글로벌 기업과의 기술 격차를 보여준 것으로, 삼성전자를 보고 TSMC나 인텔 등도 향후 공정에 GAA를 적용할 가능성도 있다”며 “무엇보다 이번 성공은 삼성전자가 시스템반도체 분야에서 한 단계 도약했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업계에선 삼성전자가 TSMC보다 파운드리 진출이 17년 늦었지만 18년 만에 처음 기술력을 추월했다는 평가다. TSMC는 올 하반기에 기존 핀펫 방식의 3나노 양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 GAA 기술은 2025년 상반기에 2나노부터 적용할 계획이다. 인텔 또한 2024년 하반기쯤 GAA기술을 2나노부터 적용할 것으로 알려졌다.

3나노 양산 성공…남은 과제는 ‘고객사 확보’

▲삼성전자 화성캠퍼스 전경 (사진제공=삼성전자)
▲삼성전자 화성캠퍼스 전경 (사진제공=삼성전자)

전문가들은 고객사 확보와 함께 이후 3나노 2세대, 2나노 등의 차세대 공정 기반 반도체 양산을 위해서는 충분한 ‘수율 확보’가 핵심이라고 지적한다. 파운드리 사업 구조상 안정적 수율 확보 및 공정 기술력이 곧 고객사 수주물량과 직결되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고객사(팹리스ㆍ반도체 설계 기업)마다 파운드리에 맡기는 제품이 각각 다르다 보니 수율을 구체적으로 수치화하긴 어렵지만, 삼성전자가 이번에 고객사 제품을 양산하기 시작한 것은 어느 정도 수율이 안정됐다는 의미”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팹리스의 선단 공정 캐파(생산) 확보 경쟁 심화되고 있는 만큼 수주산업인 파운드리에서 성장하려면 고객 확보를 위한 ‘수율 경쟁’도 치열해질 것으로 내다봤다.

김정호 한국과학기술원(KAIST) 전기전자공학부 교수는 “3나노 이하 나노미터 스케일로 갈수록 양자역학 현상이 발생하기 시작해 웨이퍼 하나당 트랜지스터 숫자를 전부 살리기 어렵다”며 “삼성전자의 3나노 첫 양산 자체는 물론 의미가 있지만, 3나노 이하 초미세 공정에서는 ‘수율 전쟁’이 예상되는 만큼 안정적이고 충분한 수율 확보에 주력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김 교수는 “삼성이 3나노를 성공했다고 해서 당장 TSMC의 고객사들이 넘어오거나 하지 않기 때문에 우수 인력과 장비ㆍ기술을 바탕으로 한 수율 경쟁력을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며 “이번 GAA 기반 3나노로 충분한 고객사를 확보해 둔다면 향후 2나노와 같은 차세대 공정에서도 이들 고객사를 끌고 갈 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삼성전자는 전례 없는 투자를 통해 글로벌 공급망 안정화를 꾀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현재 풀캐파로 운영 중인 파운드리 라인 외에 올해 하반기 평택 3라인 가동을 앞두고 있으며 미국 테일러시에 제2공장을 건설 중이다.

삼성전자는 오는 2026년까지 300곳 이상의 파운드리 고객 확보를 목표로 한다. 삼성전자에 따르면 2021년 파운드리 고객은 100곳 이상으로 2017년 파운드리사업부 분리 당시 30곳이었던 것과 비교해 약 4년 만에 3배 이상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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