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B 황제의 추락...알 켈리, 미성년자 성학대 혐의로 징역 30년형

입력 2022-06-30 1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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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성년자에게 성병 옮기고 성관계 영상 촬영 혐의
1시간 가량 7명의 피해자 눈물의 증언
알 켈리 변호인, 항소 예정

▲알 켈리가 2019년 9월 17일(현지시간) 시카고 레이튼 형사 법원에서 청문회 이후 법정을 나가고 있다. 시카고/AP뉴시스
▲알 켈리가 2019년 9월 17일(현지시간) 시카고 레이튼 형사 법원에서 청문회 이후 법정을 나가고 있다. 시카고/AP뉴시스

대표곡 '아이 빌리브 아이 캔 플라이'(I Believe I Can Fly)로 미국 R&B 스타 알 켈리(55)가 미성년자를 대상으로 한 성 학대 혐의 등으로 징역 30년형을 선고받았다.

29일(현지시간) CNN과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뉴욕시 브루클린 연방 지방법원은 이날 미성년자 성매매와 공갈 등의 혐의로 구속기소 된 켈리에 대해 징역 30년과 10만 달러(약 1억2900만 원)의 벌금을 선고했다.

이날 앤 도널리 연방 판사는 "당신이 무기로 사용한 것은 성(性)이지만, 이번 재판은 단지 성에 관한 사건이 아니라 폭력, 학대, (정신적) 지배에 관한 사건"이라며 "당신은 피해자들에게 사랑은 노예와 폭력이라고 가르쳤다"고 말했다.

이날 재판에서는 1시간가량 7명 피해자와 피해자 부모 1명이 자신들이 겪었던 가학적인 성폭력 등에 대해 직접 증언했다. 이날 법원이 재판에 참석을 요청한 피해자만 11명이었고, 목격자는 45명이었다. 피해자 가운데는 그의 팬에서부터 뮤지션 지망생 등이 있었다.

앞서 검찰은 켈리가 수십 년간 자신의 지위와 명성, 부, 측근을 이용해 피해자들을 성적으로 학대했다며 징역 25년형을 구형했다.

피해자들은 강요로 '롭의 규칙'이라고 불리는 비공개 양식에 서명했고, 켈리가 정한 규칙을 지키지 못하면 폭력과 위협 등을 받았다고 전했다. 어떤 경우에는 규칙 위반을 이유로 얼굴에 배설물을 바르기도 했다고 피해자들은 주장했다. 또한, 증언에 따르면 켈리는 자신이 성병에 걸렸다는 사실을 숨기고 여러 피해자에게 헤르페스를 감염시켰고, 여러 성폭력 상황을 촬영했다.

특히 켈리는 27살이던 1994년 15세 R&B 가수 알리야를 임신시킨 뒤 알리야의 나이를 18세로 조작한 운전면허증을 마련해 사기 결혼한 혐의도 받았다. 알리야는 22살이던 2001년 비행기 추락사고로 사망했다.

켈리는 재판 내내 한마디도 하지 않고 침묵을 지켰지만, 자신의 변호사를 통해 피해 고발자들을 '자발적 여자친구' 또는 '광팬'으로 묘사한 것으로 전해진다. 그의 변호사들은 "(켈리가) 6살 무렵부터 성적 학대, 빈곤, 폭력 등에 노출된 어린 시절을 보냈다"면서 10년 이하의 징역형을 선고받아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본명이 로버트 실베스터 켈리인 그는 1997년 한 여성으로부터 미성년자 성폭력과 성희롱 혐의로 고소당했고, 이어 시카고에서 아동 포르노 혐의로 기소됐으나 2008년 배심원단으로부터 무죄 평결을 받았다.

성 추문이 이어졌지만, 그의 명성은 큰 영향을 받지 않았다. 그는 2010년대 중반까지 레이디 가가, 저스틴 비버, 제니퍼 허드슨과 같은 스타들과 협업하며 활발하게 음악 활동을 이어갔다. 그러나 2010년대 후반 '미투 운동'이 전개되면서 관련 다큐멘터리가 제작되는 등 범죄행위가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켈리의 변호사는 이날 선고 이후 항소의 뜻을 밝혔다. 수감 중인 켈리는 시카고로 이송돼 오는 8월 그곳에서 아동 포르노 및 사법 방해 혐의로 또 다른 연방 재판을 받을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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