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태국 정부는 무료로 대마 묘목 100만 그루를 나눠주며 적극적으로 재배를 장려하고 있습니다. 정부가 나서 가정에서 대마를 재배하겠다는 신청자를 받고 있는데요. 9일 웹사이트를 개설한 지 사흘 만에 56만 명이 신청을 마쳤다고 합니다.
태국 정부는 대마를 활용해 관광 산업을 육성하겠다는 계획입니다. 태국 식당에서는 벌써 대마초가 들어간 음식들이 등장했다고 하는데요. 하지만 대마초는 우리나라에서 엄연히 불법입니다. 만약 우리 국민이 태국 여행을 가서 대마인지 모르고 먹었다면 어떻게 될까요?
대마초가 합법화되면서 태국 내 카페와 레스토랑에서도 대마초가 함유된 음식과 음료를 제공할 수 있는데요. 이 경우 대마의 주요 향정신성 화합물인 테트라히드로칸나비놀(THC) 함유량을 0.2% 미만으로 제한해야 합니다. 태국 보건부는 볶음·카레·음료 1인분에 대마 잎 1장, 튀김류 요리에는 대마 잎 2장까지 넣을 수 있도록 가이드라인을 만들었습니다.
외국인이 마약용으로 대마를 사용하기 위해 태국에 오는 것도 단속할 전망입니다. 아누띤 태국 부총리 겸 보건장관은 9일 CNN과의 인터뷰에서 “대마 관련 의료 관광으로 온다면 문제가 되지 않지만 마리화나를 피우기 위해 오는 것은 잘못이며 환영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나 유엔 산하 국제마약 감시기구(INCB)는 태국의 대마초 합법화에 우려를 표하고 있습니다. INCB 의장을 지낸 위롯 숨야이 INCB 고문은 유엔이 태국의 대마 재배 합법화 법안을 살펴볼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만약 법안이 1961년 제정된 마약류에 대한 국제조약을 위반한 것으로 결론을 내리면 태국은 문제점을 고쳐야 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미 태국에서는 오남용 문제가 불거지고 있습니다. 15일 태국 국적의 50대 남성이 대마를 먹은 뒤 심부전증으로 사망했습니다. 이외에도 대마가 합법화된 지 채 일주일이 되지 않아 4명의 현지인이 대마 섭취로 인한 이상증세로 병원에 입원했습니다.
이들은 모두 대마초 흡연이 아니라, 대마가 함유된 음식을 먹은 뒤 병원으로 이송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대마는 소량을 섭취할 경우 피로 개선 및 기분 전환 등의 효과를 보이지만, 많은 양을 복용하면 체질에 따라 심장과 신경계에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23일 주태국 한국 대사관은 홈페이지를 통해 “태국 정부는 대마를 불법 마약 리스트에서 제외한 후 이달부터 일반인의 대마 재배나 판매를 일정조건 하에 허용하는 등 규제를 완화해 나가고 있다”면서 “우리 국민이 해외에서 대마 흡연 등을 할 경우 대한민국법상 범법행위에 해당한다”고 경고하기도 했습니다.
태국관광청(TAT)은 올해 한국인 관광객의 수가 50만 명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대마가 익숙하지 않은 한국인들은 음식에 소량 들어간 대마를 알아채기가 쉽지 않을 수 있는데요. 만약 태국 여행 계획이 있다면 각별한 주의가 요구됩니다. 나도 모르게 ‘마약사범’이 돼 낭패를 겪을지도 모르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