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를 잡기 위한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의 기준금리 인상 속도와 폭이 더 가파라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27일 한은 등에 따르면 남은 네 차례(7·8·10·11월) 금통위에서 기준금리 빅스텝(한 번에 0.5%포인트 인상)을 두 번 이상 밟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분위기다.
먼저 물가 공포가 심상치 않다. 앞서 지난 26일 추경호 경제부총리는 “6월 또는 7, 8월 6%대 물가 상승률을 볼 수 있을 것”이라며 “국제 유가가 단기간에 떨어지면 숨통이 트일 텐데 당분간은 그런 상황이 되지 않으리라고 예상한다”고 말했다.
이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6%를 넘어서면 외환위기 당시인 1998년 11월(6.8%)을 뛰어넘게 된다.
특히 서민들의 먹거리인 외식 물가 상승세가 가파르다. 지난달 소비자물가는 5.4% 올라 2008년 5월(5.6%) 이후 가장 높았는데, 이중 외식물가는 무려 7.4% 올랐다. 외식물가 상승률은 1998년 3월(7.6%) 이후 24년 2개월 만에 가장 많이 뛰었다.
한은은 최근 ‘최근 애그플레이션 현황 및 시사점’ 보고서를 통해 “국제식량가격은 앞으로도 상당 기간 높은 수준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돼 가공식품, 외식 가격 상승압력이 내년에도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국내 식료품 및 외식 물가 오름세가 크게 확대되면서 관련 지출비중이 상대적으로 큰 저소득층의 경제적 부담이 가중될 우려도 있다”라고 했다.
한미 금리차 역전 현상도 눈여겨봐야 한다.
현재 우리나라와 미국의 기준금리는 1.75%로 같다. 한은이 다음 달 빅스텝을 밟아 기준금리를 2.25%로 올리더라도,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추가 자이언트스텝(한 번에 0.75%포인트 인상)에 나서면 미국 금리 상단은 2.50%로 높아져 한미 간 기준금리는 역전된다.
현재 미국이 연속 자이언트 스텝에 나설 가능성은 크다. 한은이 7월과 8월 연속으로 빅스텝을 밟아 한미 간 금리 폭을 줄일 가능성이 제기되는 이유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한은이 빅스텝을 두 차례에서 세 차례까지 밟을 수도 있을 것"이라며 "그래야 미국이 연말 정책금리로 시사한 3.5%와 같아지게 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