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준우 이지스자산운용 대체증권투자팀 차장<사진>은 21일 이투데이와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실제 20년 전인 2002년 6월 21일 기준 시가총액 상위 10위 안에 든 기업 중 현재까지 자리를 지킨 건 삼성전자와 현대차가 유일하다. SK텔레콤, 국민은행, KT 등은 모두 순위권 밖으로 밀려났다.
박 차장은 “장기 투자를 계획하면서 관리에 자신이 없는 투자자라면 리츠가 답이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리츠란 투자자의 투자금, 은행 등 금융기관으로부터 자금을 조달해 부동산에 투자하고 이에 따른 임대 수익, 시세 차익 등을 배당하는 상품이다.
그는 좋은 리츠를 고르기 위해선 배당 수익률만 볼 게 아니라 △배당 안정성 △배당 성장성 등을 종합적으로 봐야 한다고 했다. 박 차장은 “배당이 안정적으로 나오고, 지속적으로 성장하려면 부동산 임대료가 상승하고 안정적이어야 한다”며 “상업용 부동산 중에선 오피스가 가장 좋은 섹터”라고 했다.
현재 미국 연방준비제도를 따라 한국은행도 빅스텝(한 번에 기준금리 0.5%포인트 인상)을 고민하면서 금리 인상기 리츠가 자산을 지킬 수 있는 대안이 될 수 있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박 차장은 “인플레이션은 돈의 가치가 하락하고 자산의 가치는 올라가는 것”이라며 “금리 상승은 경기 상승을 바탕으로 하는데, 경기가 좋아지면 기업이 투자를 늘리고 사무실 수요도 늘어 공실률은 하락한다”고 했다. 이어 “공실률이 떨어지면 부동산이 받을 수 있는 임대료는 늘어난다”고 덧붙였다.
다만 타인 자본을 조달하는 만큼 금리 인상으로 조달 비용이 오를 수 있다고도 했다. 박 차장은 “대출이 3~4년 단위로 연장돼 금리는 3~4년 기간을 두고 오른다”며 “(과거엔) 임대료 상승이 더 좋게 나타나서 부동산 수익률이 좋았지만 (현재는) 금리 수준 자체가 상당히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실제 현재 리츠 시장은 침체된 수준이다. 이달 들어 국내에 상장된 리츠 20개 종목은 평균 9.45% 하락했다.
하지만 박 차장은 리츠는 장기적으로 봐야 한다고 헀다. 또 일반 주식과 다른 잣대로 봐야한다고도 했다. 그는 “해외에서는 리츠를 볼 때 사용하는 밸류에이션이 따로 있다”며 “개인 투자자는 배당 수익률로만 접근하는 경향이 있는데, 그럴 경우 리츠를 오해할 수 있다”고 했다. 수익률이 좋지 않은 리츠임에도 주식과 같은 잣대로 평가하면 수익률이 높아보일 수 있다는 뜻에서다.
그는 “100억 원짜리 건물(50년 사용 예정)에서 1년 임대 수익으로 5억 원이 나온다고 가정할 때, 주식처럼 주가수익배수(PER)로 계산하면 일반 회계기준에 따라 건물의 가치를 감가상각해 1년에 2억 원”이라며 “이때 당기순익은 3억 원(임대 수익-건물 비용)이라 PER은 33배가 나온다”고 했다.
이어 “(이지스자산운용은) 시장 가격과 트렌드를 반영해 건물 가격을 산정한다”며 “부동산 전문 운용회사라서 자체 부동산 리서치 조직을 갖고 있으며 상업용 부동산을 보는 시각과 정보 등 다양한 소스가 있다”고 설명했다.
향후 리츠의 트렌드에 대해서는 “대기업이 가진 건물을 리츠에 팔고 다시 임대하면서 유동성을 키우고 있다”며 “기업이 건물을 보유만 하던 시대는 끝났고 운용하는 시대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대중들이 리츠로 부동산에 쉽게 접근할 수 있어 리츠 시장이 커질 수 있다”고 부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