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암호자산(가상자산) 시가총액이 전년 대비 41% 감소했다는 분석결과가 나왔다.
한국은행은 22일 발표한 '금융안정보고서' 내 '최근 암호자산시장의 동향 및 리스크 요인 점검'을 통해 2022년 5월 말 기준 전 세계 암호자산시장 시가총액이 1조3715억 달러 수준이라고 밝혔다.
2020~2021년 시가총액이 약 12배 증가한 반면, 올해 일부 스테이블코인의 디페깅(depegging)이 발생하면서 절반 가까이 줄었다.
국내 암호자산 보유 규모는 2021년 말 기준 55조 원으로, 국내 주식시장 시가총액(2655조 원)의 2.1%다.
암호자산 시장의 주요 리스크들에 대해 분석하기도 했다.
보고서는 우선 암호자산의 높은 가격 변동성을 지적했다. 국내의 경우 비트코인, 이더리움 등 '대장 코인'에 비해 가격 변동성이 큰 기타암호자산에 대한 투자 비중이 높아 투자자의 추가 손실이 발생할 소지가 크다고 짚었다.
최근 발생한 테라ㆍ루나 사태에 대한 시사점도 던졌다. 스테이블코인의 가격 안정성에 대한 신뢰도 저하가 암호자산시장 전반의 리스크 요인으로 확대될 여지가 있다는 것이다. 특히 스테이블코인은 예금보험, 중앙은행의 최종대부자 기능과 같은 공적안전장치가 없어 가치의 불안정성을 내포하고 있다는 것이다. 스테이블코인이 암호자산 생태계 내 결제 수단으로 이용되는 비중이 높아 스테이블코인 위험이 암호자산시장 전반으로 파급될 가능성에 대해 지적하기도 했다.
디파이가 초래할 급격한 청산과 연쇄적인 가격 하락에 대해 분석하기도 했다. 2020년 이후 디파이 규모가 큰 폭으로 증가한 가운데, 디파이를 이용한 레버리지의 확대나 집중화 리스크 등 구조적 취약성이 부각됐다는 것이다. 디파이 대출 플랫폼을 통한 레버리지 확대로 암호자산 가격이 하락하면 담보 암호자산의 급격한 청산 및 연쇄적인 가격 하락을 초래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더불어 디파이의 특정 블록체인 기술에 대한 의존도가 높고, 의사결정에 사용되는 거버넌스 토큰이 소수 참여자에게 집중돼 취약하다 지적했다.
암호자산 리스크가 금융시장으로 전이될 수 있다고 짚기도 했다. 기관투자자의 암호자산 투자, 자산담보형 스테이블코인의 미 달러화 표시 금융자산 보유 등으로 암호자산과 금융시장 간 연계성이 강화됐다는 것이다. 다만 국내의 경우 금융기관의 암호자산 보유가 금지돼 현재로써는 금융기관의 암호자산 익스포저가 제한적이라고 주지했다.
오지윤 한국은행 금융안정국 금융안정연구팀 과장은 "특히 4~5월 중에는 암호자산과 주가가, 특히 미국 주가지수와 동조화되는 양상을 띤다"라며 "암호자산의 시가총액 자체가 증가하다 보니 메인 위험자산이라 판단하는 투자자들이 늘어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6월 중 한번 더 폭락을 거친 만큼 투자자들의 심리가 어떻게 바뀔지 살펴봐야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외에도 암호자산의 활용 사례 확대로 해킹, 암호자산 거래소의 매매·입출금거래 지연, 접속 장애 등 사이버 리스크가 증대되고 있다고 시사했다.
한은은 보고서를 통해 "암호자산의 활용도 및 금융시장과의 접점이 확대됨에 따라 암호자산이 금융안정에 미치는 영향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는 한편, 투자자를 보호하는 방향으로 규제체계를 조속히 마련할 필요가 있다"라며 "스테이블코인의 문제점이 부각됨에 따라 각국 정부는 스테이블코인을 중심으로 암호자산을 규제하기 위한 입법이 가속화하고 있으며, 국내에서도 암호자산투자자 보호를 위한 다수의 법안이 국회에 발의된 상태"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