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은 21일 국민의힘 상임고문단과 오찬을 함께했다. 감사와 덕담이 오가는 화기애애한 분위기속에서 현안 언급은 없었다는 게 대통령실의 전언이다.
윤 대통령은 이날 용산 대통령집무실 청사로 김무성 전 대표와 황우여 전 사회부총리 등 20명의 국민의힘 상임고문단을 초청해 오찬 간담회를 열었다.
윤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상임고문들과 허리 굽혀 인사하면서 악수를 나눴다. 윤 대통령은 이후 발언에 나서 “우리 당을 지켜온 선배들 덕분에 어렵지만 다시 정부 권력을 회수해와서 지금 경제위기 국면을 맞아 힘겹게 싸우고 있다”며 “조금 더 일찍 모셨어야 했는데 정부가 출범하고 여러 외교 행사에 시급한 현안들이 많아 대선배들을 늦게 모시게 됐다”고 말문을 열었다.
윤 대통령은 그러면서 “과거에 청와대에 근무하신 분들도 많이 계신데, 용산에 와보시니 어떤가. 저도 청와대에서 회의를 할 때 몇 번 가봤는데 나중에 상세히 돌아보니 ‘아 거기서 그냥 근무할 걸’”이라며 너스레를 떨었다.
윤 대통령은 이어 “하지만 또 막상 여기서 근무를 한 달 넘게 해보니 전망도 시원하고 한 건물에 700~800명 인원이 여유 있게 쓸 수 있는 공간”이라며 “그러다 보니 수석비서관, 비서관, 행정관들이 서로 왔다 갔다 하고, 제 방에도 사전 예약 없이도 시급한 현안이 있으면 바로 들어와서 회의를 할 수 있어서 일하기는 좋은 것 같다”고 말했다.
대통령실에 따르면 비공개 간담회에서는 윤 대통령의 감사 인사와 상임고문단의 덕담이 주를 이뤘다. 윤 대통령은 “선배들 덕분에 오늘이 있다”고 했고, 상임고문단은 격려와 조언을 건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오늘 자리는 대선 때 지원하고 조언해준 것에 대한 감사 인사, 그리고 그 분들이 윤 대통령을 만나 인사하는 자리”라며 “윤 대통령이 특별히 말씀하신 건 없다. 현안은 크게 언급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애초 이날 간담회에서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 징계에 관한 이야기가 오갈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었다. 당 윤리위원회가 이 대표의 성 상납 의혹 징계안 심의에 나서기 전날이라서다. 이 대표 언급을 피한 건 당 혼란에서 윤 대통령은 한 발 떨어져 있는 게 낫다는 판단이 깔린 것으로 보인다.
상임고문단은 이 자리에서 윤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의 역할과 도어스테핑에 대한 조언을 건넨 것으로 알려졌다.
먼저 김 여사에 관해 영부인 역할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영부인 표현과 보좌기구인 제2부속실 폐지에 대한 재고를 요청했다. 김 여사가 ‘조용한 내조’라는 약속과 달리 광폭 행보를 이어가며 논란을 자초하는 상황을 벗어나라는 것이다.
윤 대통령이 출근길에 기자들과 짧은 시간 질의응답을 하는 도어스테핑에 대해선 발언에 신중을 기하라는 조언이 나왔다. 대통령의 발언은 정부 정책 결정과 직결돼 파급력이 크다는 점을 염두에 둬야 한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