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올해 중간배당을 공시한 12월 결산법인은 모두 75곳으로 집계됐다. 지난해와 비교하면 13곳이나 늘었다. 코스피(54개사), 코스닥(21개사) 모두 역대 최대다.
중간배당은 회사가 회계연도 중간에 주주들에게 나눠주는 배당이다. 일반적으로 중간배당을 실시하는 12월 결산법인은 이달 30일을 기준일로 삼고, 7~8월에 배당금을 지급한다. 중간배당이 ‘여름 보너스’로 불리는 이유다.
배당 규모도 확대되는 추세다. 금융정보 제공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상장사들의 중간배당금은 △2017년 2조175억 원 △2018년 3조5477억 원 △2019년3조7072억 원으로 꾸준히 증가했다. 2020년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여파로 인해 2조9153억 원까지 쪼그라들었다가 지난해 4조7557억 원으로 급증했다.
주식시장 전반의 하락세가 짙어지는 상황에서 투자 손실을 일부나마 상쇄할 수 있는 배당수익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난해 전체 중간배당금 중 약 절반을 차지했던 삼성전자는 이번에도 주당 361원의 배당금을 지급할 것으로 보인다. HD현대는 주당 1730원을 지급하며 2.89% 수준의 배당수익률을 기록할 전망이다. 이밖에 SK하이닉스, 현대차 등을 비롯해 고배당주로 꼽히는 금융지주와 통신사도 중간배당에 나선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시장 변동성이 커지는 상황에서 정기적인 현금흐름이 발생하는 자산은 손실이 발생하더라도 상쇄가 된다. 이들이 헤지(위험 회피) 자산으로 꼽히는 이유”라고 짚었다.
지금처럼 주가가 지속적으로 하락하는 구간에선 배당주의 투자 매력이 커진다는 평가도 나온다. 같은 배당금이어도 배당수익률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염동찬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주가가 하락하는 구간에는 성장주보다 가치주 성과가 더 나은 모습을 보이는데, 이익 추정치가 하향 조정될 가능성이 있다는 점에서 배당주 성격의 종목을 볼 필요가 있다”고 당부했다.
이어 염 연구원은 “같은 배당금을 받아도 주가 하락 구간에 진입했다면 배당수익률이 더 높아지는 효과가 있다”며 “또한 현금흐름이 발생하는 고배당주는 회복 탄력성이 더 높다”고 설명했다.
배당 정책은 투자 손실을 만회할 배당수익뿐만 아니라 기업의 탄탄한 실적을 담보하기도 한다. 삼양식품은 올해 첫 중간배당에 나선다고 밝히며 투자자들의 주목을 받았다. 자사 대표 제품인 ‘불닭볶음면’의 인기와 수출 호조에 따른 실적 성장세가 주주 환원책에 힘을 더했다는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