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은 17일 국가유공자와 보훈가족을 초청해 오찬을 함께했다. 보훈의 달인 6월 들어 유공자들과 함께 하는 세 번째 공식일정이다.
윤 대통령은 이날 보훈가족 130명과 19개 보훈단체 회원 121명과 서울 용산 전쟁기념관에 자리했다. 유해가 발굴된 6·25전쟁 전사자의 유가족과 순직 군경 유족, 세계 상이군인 체육대회(인빅터스 게임)에서 금메달을 획득한 김강훈·나형윤 선수 등도 특별초청했다.
윤 대통령은 김용현 경호처장, 박민식 국가보훈처장과 함께 전쟁기념관을 둘러봤다. 그러다 윤 대통령은 부인인 김건희 여사와 6·25 전사자명비가 세워진 곳으로 들어서 69번 명비 앞에서 묵념했다. 전쟁 72년 만에 유해를 찾은 고(故) 조응성 하사의 이름이 새겨진 비석이다.
윤 대통령은 ‘대한민국을 지켜낸 당신의 희생을 기억합니다’라고 적힌 호국보훈 불꽃 그림이 세워진 오찬장으로 이동해 유공자 및 보훈가족들을 맞이했다. 윤 대통령 부부와 박 처장이 나란히 서 일일이 악수를 건넸다. 착석한 윤 대통령의 옆에는 조 하사 유족 조영자 씨가 자리했다.
이 자리에서 김정규 대한민국무공수훈자회 회장은 초청자들을 대표해 발언에 나서 “보훈단체 회원들은 목숨을 걸고 지켜온 이 나라의 안보에 대해 최근 몇 년간 걱정이 많았었다. 다행히 대통령이 이번에 굳건한 한미관계를 가지고 북한 도발에 당당히 대응해 국민들의 자존심을 세워줬다”며 “지난 현충일 대통령이 강조한 국가유공자들과 유족들을 더욱 따뜻하게 보듬겠다는 말씀에 감사했다. 보훈이 확고해지는 젊은이들이 국가를 믿고 용감하게 전선에 설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지난 6일 서울 동작 현충원에서 열린 현충일 추념식의 추념사에서 “국가 안보와 국민의 안전을 지키는 게 영웅들의 사명이었다면 남겨진 가족을 돌보는 건 국가의 의무”라며 “국가유공자들과 유족들을 더욱 따뜻하게 보듬겠다. 확고한 보훈 체계는 강한 국방력의 근간”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윤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나라를 수호하고 자유민주주의와 인권의 가치를 온몸으로 지켜내신 국가유공자와 보훈가족 여러분을 모시게 돼 영광이다”며 “국가를 위해 희생하고 헌신하신 분들을 국민과 함께 기억하고 그 정신을 책임 있게 계승하는 게 바로 국가의 품격이고 나라의 정체성을 바로 세우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또 “6·25 전쟁 발발 후 72년 만에 꿈에도 그리던 부친의 유해를 찾게 된 유가족도 이 자리에 함께하고 계신다. 조 하사와 고(故) 김종술 일병의 가족이다. 가슴 속 자랑스러운 한편 눈물과 한숨으로 지새운 밤 또한 한 평생 얼마나 많았겠나”라며 “국가를 위해 목숨을 바친 영웅들을 끝까지 잊지 않겠다. 마지막 한 분까지 가족의 품에 안겨드릴 것”이라고 약속했다.
이날 행사는 윤 대통령이 보훈의 달을 맞이하는 세 번째 일정이다.
첫날 개방된 청와대에서 천안함 티셔츠와 모자를 착용한 채 나타난 이후 현충일에는 추념식을 마친 뒤 보훈병원을 찾아 6·25와 월남전 참전용사들을 만났다. 지난 9일에는 천안함 생존 장병과 희생자 유족, 제2연평해전 유족을 용산 대통령집무실 청사로 초청해 식사를 대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