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강원 춘천시 레고랜드 호텔. 1층 로비에 들어서자 빨간 제복을 입은 레고 피규어가 반겼다. 평범한 모형인 줄 알고 지나치려던 순간, 레고가 눈을 깜박이며 활짝 웃었다. 로비 중앙에는 “크오오” 소리를 내는 레고 공룡이 방문객을 환영했다.
한쪽 벽은 미니 레고 피규어 수천 개가 자리했다. 그 옆으로는 레고 모빌이 빙글빙글 돌고 있었다. 상상만 하던 장난감 세상이 눈 앞에 실제로 펼쳐지던 순간이었다.
이날 레고랜드 코리아는 다음 달 1일 문을 열 예정인 레고랜드 호텔을 언론에 선 공개했다. 레고랜드 호텔은 지난달 5일 개장한 레고랜드 테마파크 옆에 자리 잡은 지상 4층 규모의 테마 호텔이다. 이처럼 테마파크 입구 바로 앞에 자리한 호텔은 전 세계 레고랜드 중 이곳이 최초다.
이정일 레고랜드 코리아 리조트 이사는 레고랜드 호텔을 “2세~12세 어린이를 동반한 가족들에게 최적화돼있는 가족 지향적인 호텔”이라고 소개했다. 실제 호텔 외관은 레고로 만든 성처럼, 내부는 알록달록한 레고 캐릭터로 꾸며져 있었다. 마치 거대한 키즈카페 같았다.
레고랜드 호텔의 ‘레고 세계관’은 객실에서도 철저히 지켜졌다. 총 154개의 객실은 화려한 파스텔 색조의 ‘프렌즈’, 애니메이션 닌자고 캐릭터로 꾸며진 ‘닌자고’, 해적선 내부 분위기의 ‘파이러츠’, 중세시대 성 같은 ‘킹덤’ 등 총 4개의 테마로 꾸며져 있었다.
객실은 테마 별로 레고 장식을 다르게 해 각각 색다른 분위기를 자아냈다. 킹덤 객실의 용 꼬리 장식과 횃불 조명, 파이러츠의 문어 장식과 해적선 앵무새 장식 등을 레고로 구현해 낸 모습이 대표적이었다.
객실마다 어린이를 위한 공간이 마련된 점도 포인트였다. 모든 객실은 욕실을 기준으로 어른을 위한 일반 침실과 어린이 공간으로 나뉘었다. 어린이 전용 공간은 2층 침대와 어린이 전용 TV가 놓여있었다. 큰 창 너머로는 레고랜드 테마파크가 보여 동화 같은 분위기를 자아냈다.
또 호텔 측은 아이들에게 색다른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객실마다 ‘보물찾기’ 이벤트를 마련했다고 밝혔다. 이는 아이들이 객실 내 비치된 질문지를 통해 퀴즈를 풀어 보물 상자를 열면 안에 든 웰컴 키트를 가져갈 수 있게 한 이벤트다. 객실 내에는 개구리나 공룡 알 레고 피규어 등이 달린 보물 상자들이 자리했다. 어린이들의 상상력을 자극할만한 모습이었다.
이 밖에도 호텔은 전문 레고 빌더들과 아이들이 레고를 조립할 수 있는 ‘크리에이티브 워크숍’과 실내 레고 놀이터 ‘어드벤처 플레이’, 영유아 물놀이 시설 ‘워터 플레이’, 식사가 가능한 ‘브릭스 패밀리 레스토랑’ 등 각종 편의 시설을 선보였다. 호텔 안에서 레고 세계관과 호캉스를 동시에 즐길 수 있는 셈이다.
다만 레고랜드가 비교적 한산한 섬 안위치하다 보니보니 호텔 내부에 있는 편의 시설을 제외하고는 주변 시설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날 방문 당시에도 호텔 주변은 레고랜드 주차장과 공터뿐이었다.
호텔 숙박 가격이 높게 책정됐단 점도 아쉽다는 평가가 나온다. 레고랜드 호텔 홈페이지에서 확인 결과 호텔 숙박 가격은 7월 주말 3인 1박 기준 70~100만 원대였다. 레고랜드 이용권을 포함하면 가격은 100만 원을 훌쩍 넘는 셈이다.
한편 호텔 측은 가족 단위 고객이 함께 즐길 수 있는 공간을 구성하겠다는 방침이다. 필 로일 레고랜드 코리아 리조트 사장은 “방문객들이 낮에는 테마파크에서 놀이기구를 즐기고, 저녁에는 호텔 곳곳에 마련된 프로그램이나 시설을 이용하며 가족과 더욱 뜻깊은 추억을 쌓길 바란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