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물가 충격’에 외환시장 '패닉'…엔화 가치 24년 내 최저…비트코인 18개월 내 최저

입력 2022-06-13 1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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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41년 만에 가장 빠르게 물가 올라… 미 연준 '자이언트스텝' 우려까지

(고이란 기자 photoeran@)
(고이란 기자 photoeran@)
미국 물가 고공행진 충격에 우리나라를 비롯한 글로벌 금융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13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ㆍ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종가 대비 15.1원 오른 달러당 1284원으로 마감했다. 환율이 1280원대로 올라선 것은 지난달 16일(1284.1원) 이후 약 한 달 만이다.

환율은 전 거래일 종가보다 11.1원 오른 1280원에 출발했다. 장중 한때 1288.9원까지 치솟으며 지난달 12일 장중 연고가(1291.5원)에 근접했다.

환율 변동성이 심화하자 이날 외환 당국이 올해 들어 세 번째 구두개입에 나서며 추가 환율 상승을 막았다. 방기선 기획재정부 제1차관은 ‘긴급 거시경제금융 점검회의’를 개최하고 “국내 외환시장에서 원화의 과도한 변동성을 모니터링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이날 환율 급등은 미국의 5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시장의 예상치를 웃돈 데 따른 것이다. 지난 10일(현지시간) 발표된 미국의 5월 CPI는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8.6% 상승했다. 1981년 12월 이후 41년 만에 최고치다.

높은 물가 상승 지표는 미 연준이 긴축 정책에 힘을 실을 것이라는 전망에 힘을 실었다. 시장 일각에서는 연준의 ’자이언트 스텝(한 번에 기준금리 0.75%포인트 인상)‘ 우려까지 제기되고 있다.

우리은행 민경원 연구원은 “연준이 물가 안정을 위해 더 적극적인 대응에 나설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면서 미국 단기 국채금리와 달러화 동반 상승으로 연결됐다”라며 “오후 들어 코스피가 낙폭을 확대함에 따라 원ㆍ달러 환율이 고점을 더 높일 여지도 있었지만, 당국에서 강한 레드라인을 그어준 효과로 장중 추가 상승이 제한됐다”고 분석했다.

▲일본 도쿄의 한 딜링룸 모니터에 13일 달러·엔 환율이 135엔을 가리키고 있다. 도쿄/로이터연합뉴스
▲일본 도쿄의 한 딜링룸 모니터에 13일 달러·엔 환율이 135엔을 가리키고 있다. 도쿄/로이터연합뉴스

달러 강세로 인해 엔화 가치도 속절없이 추락하고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에 따르면 일본 도쿄 외환시장에서 이날 달러·엔 환율이 한때 135.22엔까지 치솟으면서 엔화 가치가 1998년 10월 이후 24년 만에 최저치로 추락했다.

특히 일본은행은 세계 주요국 중앙은행 중 유일하게 완화적인 통화정책을 고수하고 있어 엔화에 매도세가 가파르게 유입되고 있다. 달러화 당 엔화 가치는 올해 들어 약 15% 하락했다.

가상자산 대표인 비트코인 가격도 이날 2만5000달러(약 3210만 원) 밑으로 내려가면서 2020년 12월 이후 18개월 만에 최저 수준을 나타냈다고 블룸버그통신은 전했다.

가상자산 대출 플랫폼 넥소의 안토니 트렌체프 공동 설립자 겸 매니징 파트너는 “가상자산이 나스닥 종목 등 다른 위험자산과 함께 연준의 영향을 받아 이리저리 요동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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