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한은에 따르면 이 총재는 이번 달 한은의 조직 개편 등 경영인사 혁신안을 확정할 방침이다.
이 총재는 지난 10일 ‘한은 창립 제72주년 기념사’를 통해 “여러분이 조직에 대한 강한 애정을 갖고 준비한 개선안을 바탕으로 제 부임 이후 추가 논의를 거쳐 경영 인사 혁신안이 마련되기에 이르렀다”며 “저는 이 방안들이 더욱 신속하게, 더 나은 결실을 볼 수 있도록 여러분과 함께 최선을 다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그 첫걸음은 무엇보다 구성원 간 소통의 방식을 바꾸는 것”이라며 “서로 존중하면서도 업무에 관한 한 ‘계급장 떼고’, ‘할 말은 하는’ 조직문화를 만들어 조직 내 집단지성이 효율적으로 발휘될 수 있도록 같이 노력하자”고 제안했다.
이어 그는 “저 또한 조사역이 저와의 점심 자리에서 ‘지난번 총재님 연설문은 실망스러웠다’라고 말할 수 있는 날이 올 때까지 경직된 위계질서를 없애는 데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중앙은행의 경직된 위계질서와 조직운영, 업무 분위기에서 벗어나 자유롭고 효율적인 조직문화를 만들자는 취지다.
한은의 변신은 이창용 총재부터 시작됐다. 지난 4월 25일 취임한 이 총재는 취임사에서 "한국 경제가 대전환 기로에 있으며, 경제정책 프레임을 과감히 바꿔야 한다"며 정부 정책에 제 목소리를 냈다.
그러면서 “과거와 같이 정부가 산업정책을 짜고 모두가 밤새워 일한다고 경제성장을 기대할 수 없다”라며 “이제는 민간 주도로 더욱 창의적이고 질적인 성장을 도모해 나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으로도 이 총재는 한국은행이 외부와 소통이 부족하다는 비판을 의식해 정부 정책에 제 목소리를 내고 민간기관과 교류도 확대할 계획이다.
이 총재는 취임사에서 “우리가 치열하게 고민하고 논의한 연구성과를 책상 서랍 안에만 넣어 두어서는 안 된다”라며 “정부를 비롯한 관련 기관의 전문가와도 더 많이 소통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창용 총재는 지난달 30일 이례적으로 시중 은행장들에게 직접 기준금리 인상 배경을 설명하는 등 금융시장과의 ‘소통’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지난달 26일 금통위 직후 기자간담회에서도 이 총재는 비교적 쉽고 뜻이 명확한 구어체로 통화정책방향 결정 배경 등을 설명했다. 특히 기자간담회 마지막 질문에 답변한 후 ‘핵심 요약’ 마무리 발언을 자처한 것은 이전에 볼 수 없는 방식이었다. 이에 대해 시장은 추가 금리 인상 폭 등에 대한 시장의 예측 가능성을 키웠다고 긍정적인 평가를 했다.
기자단과의 소통에도 적극적으로 나선다. 이창용 총재는 오는 21일 ‘2022년 상반기 물가안정목표 운영상황 점검 설명회’를 개최한 후, 당일 저녁 출입기자단 호프데이에 직접 참석해 최근 경제 상황에 대해 허심탄회한 얘기를 나눌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