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취임과 동시에 금감원 노동조합과 만나는 등 조직정비를 최우선 과제로 삼았다. 금감원 설립 이래 최초의 검찰 출신인 데다 최연소 원장인 만큼 금감원 내 일부 직원들의 우려를 해소하기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 원장은 지난 7일 취임한 뒤 다음날인 8일 금감원 노조 사무실을 찾아 노조 집행부와 면담을 했다.
이 원장은 면담에서 신임 금감원장으로서 직원들과 소통에 노력하겠다며 협조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감원 노조는 감독과 검사의 균형 문제, 만성적인 업무 과중과 인력 이탈 등 각종 우려를 전달했다.
실제로 이 원장은 인력난 등 금감원 조직개편을 시사했다.
이 원장은 지난 8일 기자들에게 금감원의 인력이나 조직에 대해 살펴보고 조직을 효율적으로 운영하겠다면서 가상자산 등의 분야에서 인력을 추가로 늘리는 방안을 고민하겠다고 언급했다.
금감원 노사는 각종 인사 문제를 해결하고자 지난달 초에 '인사제도 개편 태스크포스'를 꾸려 인력 운용 방식 및 근무성적 평가 체계 개편을 논의 중이다.
금감원 노조는 내부 소식지를 통해 금융위원회와 기획재정부가 금감원에 대해 과도한 예산·조직 통제로 길들이기를 하고 있다면서 "최초의 검찰 출신으로 전인미답의 길을 가게 된 원장은 여러 우려를 불식시킬 수 있는 진정성 있는 모습을 보여줘야 하고 전 직원은 엄중히 지켜볼 것"이라고 밝혔다.
이 원장은 임명 직후인 지난 7일 오후 예금보험공사에 있는 김주현 금융위원장 후보자의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을 찾아 김 후보자와 첫인사를 나눴다. 이어 9일에는 금융위 정례회의에도 참석해 윤석열 대통령의 '경제 책사'로 불리는 김소영 금융위 부위원장도 만났다.
이 원장은 금감원에 대한 업무 파악이 끝나는 대로 금융권 협회와 금융 지주, 은행, 보험, 카드 등 업권별로 간담회를 통해 애로 사항을 듣고 감독 방향 등을 설명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