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수요 관리를 위한 금리 인상은 차입 비용을 증가시켜 소비자와 기업이 새로운 투자에 나서지 못하게 막는다. 실제로 연준은 인플레이션을 낮추기 위해 3월과 5월 두 차례에 걸쳐 연방기금 금리를 0.25%p와 0.5%p 인상하였다. 그러나 급등하는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한 금리 인상은 다른 부작용을 낳는다. 지난 수년간 제로에 가깝게 유지되던 금리가 급등하기 시작하면 경제는 갑작스러운 혼란과 함께 침체가 발생할 수 있다. 경기 침체의 가장 널리 받아들여지는 정의는 미국에서 생산되는 상품과 서비스의 인플레이션 조정 가치인 실질 국내총생산(GDP)이 두 분기 연속 감소하는 경우이다. 미국의 실질 GDP 성장률은 작년 4분기에 6.9%를 기록하였고, 올해 1분기에는 1.4% 성장률에 그쳤다. 만약 2분기 성장률이 1분기 대비 감소한다면 경제가 침체기에 접어들고 있음을 시사한다.
연준은 금리를 인상하더라도 실업률이 상승하거나 경기 침체를 유발하지 않으면서 동시에 인플레이션을 낮추는 ‘연착륙(Soft landing)’을 희망한다. 그러나 높은 인플레이션율과 낮은 실업률은 미래의 경기 침체에 대한 강력한 예측 인자이다. 역사적인 통계에 따르면, 1950년대 이후 인플레이션율이 4%를 초과하고, 실업률이 5% 미만이 될 때마다 미국 경제는 2년 이내에 경기 침체에 빠졌다. 4월 기준 8.3%의 높은 인플레이션율과 3.6%의 낮은 실업률은 미국 경제가 침체기를 피하기 어려울 것임을 시사한다. 역사적으로 1984년과 1994년을 포함하여 몇 차례 경기 연착륙 사례가 있었다. 그러나 그런 사례에서는 실업률이 높았거나, 인플레이션율이 낮았거나, 임금 상승률이 상대적으로 낮았다는 점에서 현재 상황과 차이가 있다.
연착륙에 대한 연준의 도전이 어려운 이유 중 다른 하나는 실업률이 전례 없이 낮다는 점이다. 일반적으로 실업률은 노동 시장 긴축의 지표로 사용된다. 현재 미국 노동 시장은 근로자에 대한 수요가 가용 공급을 훨씬 앞지르고 있다. 기업은 새로운 근로자를 고용하기 위해서 더 높은 임금을 제시해야 한다. 임금은 비용 인플레이션의 대표적인 척도이며, 사업 비용의 3분의 1 이상이 노동 비용이기 때문에 임금 상승은 인플레이션에 상당한 상승 압력으로 작용한다. 가파른 임금 상승의 영향 때문에 인플레이션이 연준의 목표 수준으로 빠르게 낮아질지는 미지수이다. 역사적으로 임금은 경기 침체기에 실업률이 증가할 때 하락하는 경향을 보여왔다.
게다가 코로나 팬데믹은 여전히 남아 있고,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해 곡물 및 에너지 가격은 급등했다. 중국의 봉쇄정책은 공급망 혼란을 부추기고 있고, 이는 추가적인 인플레이션 압력으로 작용한다. 양적 완화로 과열된 경제, 임금 상승, 연준의 정책 대응 지연 및 공급망 혼란의 복잡한 결합은 미국 경제가 경기 침체를 피하기 어렵게 만들고 있다. 다시 말해서, 미국 경제가 직면한 인플레이션 문제는 일정 기간의 경기 침체 없이는 해결될 것처럼 보이지 않는다. 구름이 있는 곳에 비가 올 가능성이 있듯이, 다양한 요인들과 역사적인 기록이 미국 경제의 침체기를 예견하고 있다.
연준은 6월 중순에 올해 세 번째로 금리를 인상할 계획이다. 전문가들은 5월과 같은 ‘빅스텝(0.5%p 인상)’을 예상한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인플레이션 목표치를 달성하려면 예상보다 훨씬 강력한 정책 대응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연준의 매파들은 연말까지 연방기금 금리를 현재 0.75~1.0%에서 3~3.5% 수준으로 올려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강력한 긴축정책은 미국 경제의 연착륙 가능성을 더욱 낮춘다. 경기 침체는 피할 수 없어 보이며, 그 길이와 심각성은 연준과 정책 당국의 대응에 달려 있다. 미국 경제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정책 당국의 고민이 깊어지는 지점이다. 연준과 전문가들은 2023년까지 인플레이션이 3% 수준으로 낮아지고, 실업률은 4% 이하로 유지되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