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러 양자 무역시 자국 통화 사용 장려한 영향
러시아인들, 서방 수입품 대신 중국 제품 구매한 영향도
세계 중앙은행들, 리스크에 위안화 보유 줄일 수 있다는 지적
30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루블과 위안 간 월간 거래량이 1067% 급증해 40억 달러(약 5조 원) 규모로 늘었다고 보도했다.
반면 달러와 루블 간 거래량은 10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이는 중러가 패권국인 미국에 맞서 달러 의존을 줄이고 미국의 제재에 대응하기 위해 양자 거래를 촉진한 결과다.
스베르방크의 유리 포포프 애널리스트는 “위안과 루블 거래의 주요 주체는 기업과 은행이지만, 개인의 관심도 커지고 있다”며 “모스크바거래소의 현물 거래량은 급증했는데, 이는 제재에 대한 우려와 더불어 중러가 양자 무역 시 자국 통화 사용을 장려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나아가 이는 러시아인들이 매장 진열대에서 사라진 서방 수입품을 대체하기 위해 점점 더 중국 제품에 눈을 돌리고 있다는 신호라고 블룸버그는 짚었다. 현재 러시아 수입품의 4분의 1이 중국 제품인 반면, 미국 제품은 11% 미만을 차지하고 있다.
최근에는 이웃 국가들도 루블과 위안화 거래에 관심을 두기 시작했다. 사우디아라비아는 석유 거래 일부를 위안화로 결제하는 계약을 검토하고 있고, 인도는 자국 통화 루피와 루블 간 지급 구조를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다만 위안화가 국제 금융거래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여전히 미미하며, 러시아를 돕는 과정에서 그 가치는 더 하락하고 있어 문제가 될 조짐을 보인다.
퍼시픽인베스트먼트의 진 프리다 애널리스트는 “주요국 중앙은행들은 잠재적인 서방의 제재 위험과 이에 상응하는 중국의 외국 자본 통제 가능성으로 인해 위안화 보유를 더 꺼릴 수 있다”며 “위안화는 중국이 무역에서 우위를 보이는 약소국들로부터 계속 끌어들여야 하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