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위안화, 작년 해외 결제 급증...올해 디지털 실험 가속

입력 2022-04-04 1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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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경간 위안화 거래 건수 52%, 거래액 76% 급증
올해 러시아와 사우디 등 위안화 의존 높이려는 추세
인민은행, 디지털 위안화 시범 지역 넓힐 계획

▲중국 베이징에서 은행 관계자가 100위안 신권을 들어보이고 있다. 베이징/신화뉴시스
▲중국 베이징에서 은행 관계자가 100위안 신권을 들어보이고 있다. 베이징/신화뉴시스
중국 위안화가 지난해 해외에서 입지를 강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우크라이나 사태 등 지정학적 이유로 위안화 수요가 더 늘어날 조짐을 보이는 가운데 중국 정부는 디지털 위안화 실험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4일 신화통신에 따르면 인민은행은 결제시스템 보고서를 통해 지난해 위안화의 해외 결제량이 크게 늘었다고 밝혔다.

국경 간 결제 시스템을 통해 처리된 위안화 거래는 334만 건으로 전년 대비 51.55% 증가했고, 거래액은 79조6000억 위안(약 1경5212조 원)으로 무려 75.83% 급증한 것으로 집계됐다. 하루 평균 1만3400건의 거래가 처리됐으며 액수로는 3184억 위안에 달했다.

올해는 위안화의 해외 결제가 더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우선 우크라이나 침공 후 서방의 제재로 루블 거래가 제한적인 러시아가 동맹인 중국의 손을 빌려 위안화 사용 빈도를 높일 수 있다. 실제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했다는 소식이 전해진 2월 24일 달러당 루블화 가치는 장중 10% 넘게 떨어지면서 사상 최저치를 기록한 반면, 달러당 위안화는 4년 내 최고 수준으로 올랐다.

프린시플글로벌인베스터스의 하청완 아시아 채권 대표는 “서방의 제재로 러시아가 위안화와 같은 대체 통화를 더 많이 쓸 가능성에 위안화 가치가 오르고 있다”고 분석했다.

▲달러·위안 환율 추이. 3일 종가 6.3631위안. 출처 마켓워치
▲달러·위안 환율 추이. 3일 종가 6.3631위안. 출처 마켓워치

또 최근에는 사우디아라비아가 위안화를 통한 원유 결제를 놓고 중국과 협상 중인 소식이 전해지면서 위안화 활용 가치가 오르고 있다. 애초 사우디는 미국에 안보를 보장받는 조건으로 달러 결제만 허용했지만, 이란 핵합의 복원 협상 등 미국과의 관계에 묘한 기류가 형성되면서 달러 비중을 낮추려는 움직임을 보인다.

한편 2월 폐막한 베이징 동계올림픽을 통해 세계에 디지털 위안화를 소개한 중국은 올해 디지털 위안화 시범 운영을 확대할 계획이다.

현재 디지털 위안화 시범 도시는 선전과 쑤저우, 상하이, 다롄 등 11개 지역이다. 당국은 톈진과 충칭, 광저우, 항저우 등으로 결제 범위를 확대하고 올림픽 개최 도시였던 장자커우에서도 운영을 계속할 수 있게 한다는 방침이다.

이강 인민은행 총재는 “시범 도시와 동계올림픽 현장에서 디지털 위안화의 반응이 좋았고, 사용자 수와 거래 규모도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며 “인민은행은 개인정보 보호와 금융범죄 예방을 위해 노력하고 국가 금융시스템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깊이 있는 연구를 수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중국은 세계 최고 기축통화라는 미국의 엄청난 특권을 뺏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조 바이든 정부는 달러 가치를 떨어뜨려 제조업에서 다시 우위를 가져가려는 ‘바이 아메리칸’ 정책을 펼치기보다는 강달러를 활용해 베트남과 남아프리카공화국, 동유럽 국가 등으로부터 더 많은 상품과 서비스를 구매하는 등 기축통화 지위를 유지하는 것이 미국의 국익에 도움이 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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